• 아시아투데이 로고
구광모 ‘LG 車전장’ 뚝심…7년 만에 실적 효자 ‘환골탈태’

구광모 ‘LG 車전장’ 뚝심…7년 만에 실적 효자 ‘환골탈태’

기사승인 2023. 01. 30. 06:00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지난해 2분기 '흑자 전환' 성공
미래 내다본 구 회장 결단 빛나
수주잔고 80兆 달해 '질주모드'
"올 10조원 이상 매출 올릴 것"
basic_2021
구광모 회장이 뚝심 있게 밀어붙인 LG전자의 전장(VS)사업이 투자 시작 10년 만에 성장 궤도에 올랐다. 지난해 2분기 7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한 VS사업본부가 연간 기준으로도 흑자를 이어가며 '환골탈태(換骨奪胎)'한 덕분이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이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월드 프리미어' 행사에서 "지난 약 10년간의 적자에도 흔들림 없이 도전한 차량용 부품 솔루션 사업이 미래 성장 동력으로서 본궤도에 올라왔다"며 "이제 액셀러레이터를 밟을 일만 남았다"고 말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 VS사업본부는 지난해 연간 매출 8조6496억원, 영업이익 169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20.2% 늘었고, 영업이익은 9329억원 손실에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VS사업본부의 영업이익이 TV를 주력으로 하는 HE사업본부(54억원) 보다 31배나 많았다. LG전자가 다음달 3일 임직원들에게 지급할 경영성과급도 VS사업본부가 H&A(가전)사업본부, HE사업본부, BS사업본부 가운데 가장 높다. LG전자는 VS사업본부 직원들에게 기본급의 55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겠다고 통보한 상태다.

전장 사업은 2021년까지만 해도 LG전자 4개 사업부 가운데 유일하게 적자를 내는 '미운 오리' 신세였다. 하지만 지난해 2분기 26분기 연속 이어왔던 적자 고리를 끊어내고 500억원의 흑자를 냈다. 이후 3분기는 961억원, 4분기에는 30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화려한 백조로 거듭났다. 회사 내 몸집도 점차 커지고 있다. 지난해 전장사업은 LG전자 전체 매출 가운데 처음으로 10%의 비중을 넘겼다. 반도체 공급 지연 이슈에도 안정적인 공급망 관리를 통해 시장 수요에 기민하게 대응한 점이 주효했다.

LG전자가 전장 사업 육성에 역량을 집중할 수 있었던 배경엔 구광모 LG 회장의 결단도 힘을 보탰다. 구 회장은 2018년 회장 취임 후 LG그룹의 성장을 견인할 핵심 사업과 비주력 사업을 구분하는데 적잖은 시간을 투자했다. 누적 적자만 5조원에 이르던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 철수를 결정하는데도 구 회장의 판단이 단초(端初)가 됐다. 재계에서는 CEO(최고경영자)가 임기 내에 결정하기 어려운 대규모 사업철수를 오너가 물꼬를 터줬다는 평가도 나왔다.

실제로 LG전자는 스마트폰 사업 전면 철수와 동시에 세계 3위 자동차 부품 업체 캐나다 마그나 인터내셔널과 1조원 규모의 전기차 파워트레인 합작사를 세웠다.

LG전자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솔루션·차량용 조명 시스템·전기차 파워트레인을 전장의 3대 핵심사업으로 선정, 경쟁력 확보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올해부터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공급하는 전기차 구동 부품의 생산량을 확대해 평균 비용을 감소시키는 등 본격적인 전장사업 성장 단계로 진입한다는 복안이다.

LG전자는 지난해 유럽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를 다수 보유하고 있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일본 메이저 완성차 업체의 5세대 이동통신(5G) 고성능 텔레매틱스 등을 연이어 수주하며 전장 사업의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VS사업본부의 지난해 연말 기준 수주잔고는 80조원에 달하며 이를 배경으로 올해도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VS사업본부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는 3470억원"이라며 "경기 둔화에도 불구하고 전장 사업은 수주 규모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며 성장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조주완 LG전자 사장도 이달 초 미국 CES에서 "올해 전장에서 10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LG그룹은 LG전자를 선두로 LG디스플레이·LG이노텍·LG에너지솔루션이 전장 사업 포트폴리오를 꾸리고 있다. 시장에선 LG전자 VS사업본부의 성장세가 그룹 전체 전장사업의 힘을 싣는다는 관측이다. 이들 계열사의 지난해 전장·배터리 수주 잔액은 약 470조원으로 알려졌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