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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그렇다는 사실은 지난해 중국 남녀의 초혼 평균 연령을 살펴보면 잘 알 수 있다. 국영 중국중앙텔레비전(CCTV)이 8일 전국 각지의 통계를 인용, 분석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대략 31.5세와 30.1세 전후였던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세기말까지만 해도 보편적 결혼연령이 남녀 공히 25세 이전이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상당한 차이가 난다는 사실을 바로 알 수 있다. 더구나 앞으로는 이 만혼 현상이 아예 고착화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인구 감소 등을 비롯한 심각한 사회 문제를 야기할 수밖에도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만혼이 완전히 사회적 트렌드로 떠오른 것은 역시 대부분의 젊은이들이 직면한 열악한 경제적 여건과 깊은 관련이 있다고 해야 한다. 결혼을 하고 싶어도 여건이 허락하지 않으니 가정을 이루려는 결심을 선뜻 내리지 못한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에 이미 천정부지로 치솟은 부동산 가격과 한국보다 절대 낮지 않은 자녀양육비 등도 빼놓으면 안 될 것 같다. 지레 겁을 먹고 진정한 성인과 부모 되기를 망설인다고 해야 할 것 같다.
결혼과 가정, 자녀에 얽매이지 않은 채 인생을 즐기겠다는 젊은이들의 의식 변화도 거론해야 한다. 이는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서 게으름을 피우는 이른바 탕핑 문화가 요즘 이들의 일상이 돼버린 현실을 상기해도 잘 알 수 있다. 문화평론가인 런민(人民)대학의 마샹우(馬相武) 교수가 "요즘 청년들은 기성세대와는 완전히 다르다. 인생의 목표가 없다. 그저 즐기는 것에만 신경을 쓰는 경우를 많이 본다"면서 안타까워하는 것은 확실히 괜한 게 아니라고 해야 한다.
중국 당국은 당연히 분위기 반전을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동거도 결혼으로 인정한다거나 법정 결혼 연령을 현재의 22세와 20세에서 18세로 낮추는 문제 등에 대한 검토를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다. 하지만 한번 유행이 돼버린 사회 현상을 되돌린다는 것은 결코 쉬운 아니다. 당국의 고민이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