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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팔레스타인 ‘협력 공동선언’ 무색…극우장관 “쓸데없는 회담”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협력 공동선언’ 무색…극우장관 “쓸데없는 회담”

기사승인 2023. 02. 27.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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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인 정착촌 논의 중단, 치안 협력 재개
네타냐후 정부측·하마스 "달라질 것 없다"
ISRAEL-PALESTINIANS/JORDAN-AQABA-REACTIONS
팔레스타인 청년이 26일(현지시간)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이스라엘과의 회담에 참여한 것을 비난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 로이터=연합뉴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당국이 모처럼 동예루살렘과 요르단강 서안 등을 둘러싼 무력충돌을 완화하는 노력을 하기로 합의했지만 공허한 메아리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스라엘 베냐민 네타냐후 정권의 극우인사들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의미없다"고 선을 그으면서 합의의 의미가 바로 퇴색된 모습이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이날 요르단 아카바에서 요르단, 이집트와 미국의 중재로 회담을 가진 뒤 치안협력과 유대인 정착촌 건설 중단 등 내용을 담은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당사국들은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이 향후 4개월간 새로운 정착촌 논의를 중단하고, 6개월간 불법 정착촌 합법화 조치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그간 중단됐던 이스라엘과의 치안협력을 재개하기로 했다. 앞서 지난달 요르단강 서안에서 이스라엘군의 총격으로 무장세력과 주민 9명이 사살된 이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치안협력 중단을 선언했으며, 이스라엘 정부는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잇단 보복행위를 이유로 유대인 정착촌 확대를 추진한 바 있다.

요르단 측은 이번 성명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측의 관계를 재정립하고 심화할 수 있는 큰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제이크 설리반 미국 국가안보보좌관도 조 바이든 대통령이 회담이 성사된 데 대해 요르단 측에 사의를 표했다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미래를 건설하기 위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스라엘 역사상 가장 극우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네타냐후 정부에서는 바로 합의를 무시하는 발언이 나왔다. 베잘렐 스모트리히 재무장관 겸 국방부 내 서안 민간업무 담당 장관은 "요르단에서 어떤 문제가 논의됐는지 모른다"며 이번 회담을 "쓸데없는 회담"이라고 평가절하했다. 특히 그는 "정착촌 건설과 개발이 단 하루라도 중단되는 일은 없다"고 밝혔다.

회담에 참석한 사치 하네그비 이스라엘 국가안보보좌관은 "정착촌 건설 동결도 성전산(동예루살렘 성지의 이스라엘식 표현) 지위 변경도 이스라엘군의 작전 제한도 없다"고 말했다.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하마스 역시 회담이 가치가 없다며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회담에 참여한 것을 비난했다. 하마스 측은 이번 합의가 "아무 것도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이번 회담은 이스라엘군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간 무력충돌로 다수의 팔레스타인 희생자가 발생하고, 이에 대한 팔레스타인 주민과 무장정파 하마스 등의 보복행위가 잇따르는 가운데 열렸다. 이날도 팔레스타인 요르단강 서안지구에서는 무장 괴한이 이스라엘인 2명을 사살한 사건이 발생했으며 하마스는 총격의 배후가 자신들임을 암시하기도 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포함한 회담 당사국들은 다음달 이집트 샤름 엘 셰이크에서 다시 만나 후속 논의를 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이번 성명에서 "공정하고 지속적인 평화로 이끄는 보다 넓은 정치적 진전을 위해 이번 합의를 확대하고 긍정적인 동력을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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