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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마단 기간 음식물 쓰레기 쌓이는 말레이…국왕까지 나서 투기 자제 당부

라마단 기간 음식물 쓰레기 쌓이는 말레이…국왕까지 나서 투기 자제 당부

기사승인 2023. 03. 26.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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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마단 기간 쓰레기 배출량 15~20% 증가
지방정부도 쓰레기 감량 위한 캠페인 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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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내 한 편의점에서 나눔의 의미를 되새기는 라마단을 맞아 기부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사진=홍성아 쿠알라룸푸르 통신원
불우한 이웃을 돌아보며 나눔의 의미를 되새기는 라마단 기간에 다 먹지 않고 남겨진 음식물 쓰레기가 평소보다 더 많이 배출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아시아의 대표적 이슬람 국가인 말레이시아에서 발생해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올해 3월 23일에서 4월 21일까지는 이슬람력으로 아홉 번째 달을 의미하는 라마단 기간이다. 이 시기에 이슬람 예언자 무함마드가 계시를 받았다 전해지기 때문에 이 기간 동안에 이슬람교도들은 모든 종류의 쾌락을 금기시한다. 라마단 기간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일출부터 일몰까지 금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무슬림은 라마단 기간 동안 이슬람의 가르침을 되새기고 불우한 이웃을 돌아보며 나눔의 의미를 되새긴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해가 진 후에 필요 이상의 음식을 차리기 때문에 매년 말레이시아에서는 라마단 기간 동안 가장 많은 양의 음식물 쓰레기가 배출된다. 라마단 기간 말레이시아인들의 음식에 대한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이 기간 육류와 닭고기 소비량은 평소 기간과 비교해 50% 가량 늘어난다. 또한 이 기간에 전국적으로 하루에 배출되는 음식물 쓰레기 배출량은 평소보다 15~20% 증가한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말레이시아에서 지난해 라마단 기간 하루에 먹고 버린 음식물 쓰레기는 1만7000톤에 달했으며 올해는 이보다 더 많은 1만9228톤이 배출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라마단 기간 음식물 쓰레기 배출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말레이시아에서는 국왕까지 나서 올바른 음식물 소비와 쓰레기 배출 자제를 호소하고 나섰다. 압둘라 국왕은 최근 "라마단 기간에 음식을 낭비하는 행위는 절제를 강조하는 라마단의 의미를 온전히 지키지 않는 행위"라며 금식 기간 주변을 보살피고 자신을 단련해 달라고 당부했다.

말레이시아 내 각 지방정부도 음식물 쓰레기 배출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대책을 펼치고 있다. 쿠알라룸푸르, 조호 등 9개 지역은 라마단 바자회에서 '거부하기, 줄이기, 재사용하기, 재활용하기'로 이뤄진 '4R(Refuse, Reduce, Reuse and Recycle)' 캠페인에 실시 중이고, 페낭주는 음식점이나 호텔 식당과 음식점에서 식사를 호화롭게 즐기기보다는 가정이나 모스크에서 식사하는 계획을 세워서 실행토록 하고 있다.

또한 쿠알라룸푸르 인근 샤알람주의회는 2021년부터 세계자연기금(WWF)과 손잡고 라마단 바자회에서 무분별하게 낭비되는 음식물을 도움이 필요한 곳에 분배하는 마이 세이브 푸드(My Save Food) 프로그램을 실시하는 등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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