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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 “푸틴, 벨라루스 핵 배치 위협 무책임”…우크라, 안보리 대응 촉구

나토 “푸틴, 벨라루스 핵 배치 위협 무책임”…우크라, 안보리 대응 촉구

기사승인 2023. 03. 27.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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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핵 확전 공포 이용, 우크라 지원 저지 의도"
미국 "핵 사용 징후 없어"…러 계획 원활치 않을 수도
UKRAINE-CRISIS/
지난 2월 17일 러시아 모스크바 외곽에서 만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오른쪽)과 알렉산더 루카센코 벨라루스 대통령. / 로이터=연합뉴스
러시아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들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벨라루스에 전술 핵무기를 배치하기로 한 데 대해 서방에서 강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우크라이나는 "벨라루스를 인질로 삼는 행위"라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차원의 조치를 촉구했다. 미국이 러시아의 핵 사용 징후가 없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의 의도는 일단 서방을 겁 주려는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나토 대변인은 26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벨라루스에 전술 핵무기를 배치하기로 했다고 밝힌 데 대해 "러시아의 핵 위협은 위험하고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대변인은 푸틴이 미국의 국외 핵 배치를 거론하며 자신의 계획을 정당화한 데 대해서도 "나토의 핵 공유와 관련한 러시아의 언급은 완전히 잘못됐다"고 반박했다. 대변인은 "나토 동맹국은 국제조약을 전적으로 존중하며 행동하고 있다"며 "러시아는 미국과의 핵무기 통제 조약인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뉴스타트)에 대한 참여 중단을 선언하는 등 지속해서 군축협정을 위반해 왔다"고 지적했다.

독일 정부도 "벨라루스 내 핵무기 배치에 관한 푸틴 대통령의 발언은 또다른 핵 위협 시도"라며 "푸틴 대통령이 끌어들인 나토의 핵 공유 관련 비유는 사태를 오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프랑스도 외무부 성명을 통해 "정세를 불안정하게 하는 합의를 재고하라"고 촉구했다. 호세프 보렐 유렵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벨라루스가 러시아 핵무기를 받아들이는 것은 무책임한 긴장고조 행위이며 유럽의 안보를 위협한다"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 외무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유엔 안보리가 러시아의 핵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효과적인 조처를 내리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외무부는 러시아를 제외한 안보리 상임이사국을 나열하면서 국제 무대에서 러시아와 밀착하고 있는 중국을 언급하기도 했다. 우크라이나의 올렉시 다닐로우 국가안보국방위원회 서기는 "크렘린이 벨라루스를 핵 인질로 삼은 것"이라며 이번 핵 배치 결정이 벨라루스 내부를 불안정하게 만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소강 상태에 빠진 가운데 푸틴 대통령이 약 30년 만의 국외 핵 배치 전략을 들고 나온 데 대해선 일단 핵 위협으로 서방의 행동 범위를 제약하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핵전쟁에 대한 불안감으로 서방이 우크라이나를 지원하지 못하게 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전문가들의 진단을 전했다.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도 "푸틴이 서방의 핵 확전 공포를 이용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런 러시아의 전략을 의식한 듯 미국 정부는 푸틴의 발언을 평가절하하고 있다. 존 커비 미국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핵무기를 사용하면 분명히 중대한 선을 넘는 것"이라면서도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서 핵무기를 사용할 의도가 있다는 징후를 보지 못했다"고 밝혔다.

커비 조정관은 또 푸틴 대통령이 아직 벨라루스에 전술 핵무기를 배치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푸틴은 7월 1일까지 벨라루스에 전술 핵무기 저장고를 완공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전문가들은 준비 과정이 복잡해 계획이 푸틴이 원하는 만큼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을 수 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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