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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제 위기 한복판에서 출범해 당분간 허리띠를 동여매고 가시밭길을 가야 하는 윤석열 정부 입장에선 일부 알박기 인사들의 재취업 잔치상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을 받아온 공공기관 정상화가 국정 개혁에 앞서 풀어야할 최우선 숙제로 떠올랐다.
14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367개 공공기관 및 부설기관 중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기관장이 자리를 지키는 곳은 288개(78.5%), 현 정부에서 기관장이 임명된 곳은 58개(15.8%)다.
문재인 정부는 특히 임기를 6개월 남기고 공공 기관장을 59명이나 무더기 임명했다. 당시에도 '임기 말 인사를 다음 정부에 넘겨주지 않는다'는 불문율을 깼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기관장 임기가 2∼3년인 점을 감안하면 일부 인사는 2025년 3월까지 자리를 지킬 예정이다.
문제는 전 정부 출신 기관장들과 현 정부 동거가 단순한 인사 갈등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정책 혼선이 거듭되면 정책 실현을 위한 새정부 골든타임 지연·정책 실패로 이어질 수도 있다.
공기업과 공공기관은 정부 색깔과 무관하게 전문성이 요구되는 곳도 있지만 대부분은 국정 기조와 긴밀한 조율을 통해 정부 업무를 위탁받아 실행한다. 기관장 생각이 국정방향과 다르면 혼선이 불가피한 구조다. 이같은 사정에도 전 정부 출신 기관장들이 대거 버티기에 나서는 이유는 임기 도중 해임이 유죄라는 '환경부 블랙리스트' 판결이 영향을 줬다고 한다.
그러나 공기업, 특히 거대 에너지 공기업들이 물가나 서민 경제 등 국가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적지 않다는 말이 나온다. 이번 한전의 경영난도 전 정부 정부 탈원전 정책이 낳은 대표적 에너지 정책 실패 청구서라는 말이 여권에서 나온다.
2021년 이후 한전의 누적 적자는 44조원으로, 그간 여권에선 탈원전 등 문재인정부의 에너지정책에 힘을 실어온 정 사장이 윤석열 정부 초기에 사퇴했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강했다.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졸속 탈원전으로 26조원 손실을 입을 때 한전 사장은 뭘 하고 있었느냐"며 공개적으로 정 사장을 비판하기도 했다.
한전 자회사 가운데는 한전의 자회사인 한국남동발전·한국남부발전·한국중부발전·한국서부발전·한국동서발전 등 발전 5개사와 한국석유공사, 대한석탄공사, 한국광해광업공단 기관장들은 문재인정부 말기인 2021년께 임명됐다.
주요 공사나 공공기관장은 아니지만 새 정부 출범 1년이 지난 현재 전 정부 출신 인사들 가운데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아들 군 휴가 미복귀 의혹과 관련해 유리한 유권해석의 압력을 넣은 혐의로 감사원 감사를 받고 있다.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은 종합편성채널 재승인 심사 점수조작 관여 의혹, 지역 방송 조건부 재허가 심사 의혹 등으로 징계를 위한 청문 절차를 앞두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