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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월대 아래서 조선 전기 흔적 확인

광화문 월대 아래서 조선 전기 흔적 확인

기사승인 2023. 05. 30.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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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 이전 시기부터 활용한 증거 발견
월대 어도지 하층에서 발견된 조선 전기 유구
월대 어도지 하층에서 발견된 조선 전기 유구./제공=문화재청
조선 전기부터 경복궁 정문인 광화문 앞 공간을 활용해왔다는 것을 보여주는 흔적이 발견됐다.

국립서울문화재연구소는 광화문 월대 유적 하부를 조사한 결과, 고종(재위 1863∼1907)시기보다 앞선 것으로 추정되는 유구를 일부 확인했다고 30일 밝혔다.

유구는 옛날 토목건축의 구조와 양식을 알 수 있는 실마리가 되는 자취를 뜻한다. 조사 결과, 어도(御道·임금이 지나가는 길) 터의 서측에서는 사각형 모양 석재가 확인됐다. 이 석재는 조선 전기에 해당하는 14∼16세기 형성된 문화 양상을 알려 주는 지층 위쪽에 있었다. 네모난 석재를 중심으로 양쪽에는 크고 작은 돌이 길게 이어져 있었고, 석재 가운데에는 직경 6㎝의 철제 고정쇠가 박혀 있던 것으로 파악됐다.

국립서울문화재연구소 관계자는 "이런 형태는 궁중 행사에서 햇빛을 가리기 위해 사용되는 차일을 고정하기 위한 장치와 유사하다"며 "경복궁 근정전이나 종묘에서도 유사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고 말했다.

양쪽에 이어지는 돌은 약 85㎝ 너비로 남아 있었는데, 어도지 동쪽에서도 비슷한 유구가 확인됐다.

국립서울문화재연구소는 고종 대에 들어선 월대 아래에서 조선 전기 유구가 나온 점에 주목한다. 세종실록, 중종실록 등 조선왕조실록에는 광화문 앞 공간을 활용해왔다는 사실이 기록돼 있었으나 발굴조사를 거쳐 물적 증거를 찾은 건 처음이다. 광화문 앞 공간은 조선 전기부터 바닥에 돌을 깔아 축조하는 방식의 시설을 갖추고 다양하게 활용한 것이 확인됐다.

이번 조사를 통해 광화문 앞 공간의 퇴적 양상도 확인했다. 이 일대는 자연적으로 형성된 지층에서 조선 전기 문화층(14∼16세기), 조선 중·후기 문화층(17세기 이후), 월대 조성층(19세기)을 거쳐 근현대 도로층(20세기) 순으로 형성된 것으로 조사됐다.

조선 중·후기로 추정되는 유구는 조선 전기 문화층을 일부 파괴하고 만들어진 지층에서 확인돼 임진왜란 이후 경복궁이 방치되어 있었던 상황도 엿볼 수 있다.

월대는 궁궐의 중심 건물인 정전 등 주요 건물에 설치한 넓은 대를 뜻한다. 경복궁을 중건하면서 남긴 기록인 '영건일기'에는 1866년 3월 3일 '광화문 앞에 월대를 쌓았다'는 내용이 있으나 일제강점기를 지나며 해체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화재청은 조사 결과 등을 토대로 오는 10월까지 월대 복원 공사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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