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령농협 부실관리 도마에…양파 35억원 상당 행방 묘연

기사승인 2023. 05. 31.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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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중앙회 감사 실시 및 관련자 부서 이전
조합원, 경찰에 양파 매취사업 수사 촉구
의령농협본점
의령농협 전경/오성환 기자
의령농협이 지난해 농산물 매취사업으로 사들인 60억원 상당의 양파 중 판매하고 남은 35억원 상당의 양파 행방이 묘연해 의령농협의 부실관리가 도마에 올랐다.

31일 아시아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의령농협은 지난해 매취사업으로 60억원 상당의 양파를 구입, 25억원 상당은 판매하고 35억원 상당의 양파는 지정된 저온저장 시설에 보관돼 있는 것으로 장부상 기록돼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재고 양파가 없는 것으로 드러나 장부가 조작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이 일고 있다.

이는 지난 3월 8일 당선된 이용택 신임 조합장이 취임하며서 업무 인수인계 과정에서 드러났다.

해당 건에 관해 전임 조합장이 모르쇠로 일관하자 이 신임 조합장은 농협중앙회 조합감사위원회 사무처에 감사를 의뢰했고 경남검사국에서 지난 9~17일 전반적인 감사를 실시했다.

감사 결과는 아직 공표되지 않았지만 우선 감사위원회의 권고로 책임자인 경제상무 등 업무 관련자 3명을 타 부서로 전보시키는 문책성 인사가 21일 진행됐다.

당시 책임자였던 A 경제상무는 아시아투데이에 "매취사업 양파 35억 상당에 대해서는 양파를 보관하던 저온저장고 관리 부실 등으로 양파가 썩어 폐기하거나 가격 폭락, 거래처 미수금 등 여러 가지가 복합돼 일어난 일"이라며 "35억원 상당 손실은 합천, 함양에 있는 거래처가 변제하는 것으로 계약돼 있어 민·형사상 소를 제기해 관련 금액을 받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장부를 위작해 양파 재고 물량을 조작한 이유와 거래처 관계자가 왜 변제를 해야 하는지 묻는 말에 A 상무는 답변을 거부했다.

조합원들은 책임자였던 A 경제상무와 거래처의 관계, 매취사업 결산 과정, 거액의 금원이 투입되는 사업을 공개하지 않고 깜깜이로 진행한 과정에 전임 조합장·상임이사의 방임이나 묵인이 없었는지, 그 책임을 다했는지 여부 등에 관해 철저한 경찰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이 사건은 '농협이 매취사업의 목적성'을 일탈한 나머지 불러온 과유불급이 화를 자초했다는 지적이다. "사업손실 발생은 이미 예고됐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농산물 매취사업은 조합원이 생산한 농산물을 조합이 일괄 구매해 판매하는 사업으로 상품의 최저가격이 보장돼 시장가격 폭락을 방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의령농협은 그 범위를 벗어나 타 지역의 양파를 구매해 산지에 위탁· 보관 관리하며 판매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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