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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서 첫 공공 난자·정자은행 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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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원 시드니 통신원

승인 : 2023. 07. 03. 13:54

연간 약 400건의 정자와 40건의 난자 기증 기대
정자·난자 기증할 사람을 찾는 게 가장 큰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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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빅토리아주에서 첫 공공 정자·난자은행이 설립됐다. 지금까지 호주에서 시험관 아기 시술은 최대 900만원, 정자와 난자 기증은 약 350만원의 비용이 들었지만, 이번 공공 정자·난자은행 설립으로 임신을 원하는 호주 시민들은 무료로 시술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사진=위키미디어
호주 빅토리아주가 불임 부부를 위한 공공 정자·난자은행을 설립했다. 임신을 희망하는 빅토리아 주민은 전문의의 추천을 통해 이곳에 기증된 정자와 난자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호주 공영방송 에이비시(ABC)는 3일(현지시간) 공공 정자·난자은행 설립으로 시험관 아기 시술에 필요한 비용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면서 매년 수천 명의 빅토리아 주민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호주에서 시험관 아기 시술은 최대 900만원, 정자와 난자 기증은 약 350만원의 비용이 든다. 다니엘 앤드루스 빅토이라 총리는 연간 약 400건의 정자 기증과 약 40건의 난자 기증을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를 통해 연간 약 3500건의 시험관 아기 시술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정자·난자은행 설립은 빅토리아주가 시험관 아기 시술, 진단 테스트 및 절차, 상담과 같은 공공 불임 치료 서비스를 위해 마련한 약 1000억원의 기금을 사용해 이뤄졌다. 이곳은 불임 부부뿐만 아니라 암과 같이 생식능력을 손상할 수 있는 질병을 치료 중인 환자들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다니엘 총리는 "아이를 낳는 것이 '은행에 얼마나 많은 잔고를 갖고 있느냐'의 문제가 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고 "이러한 공공 불임 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보다 미래를 위해 투자하는 더 좋고 더 중요한 방법을 생각할 수 없다"고 말했다.

빅토리아 주 정부는 정자·난자은행 설립과 함께 불임 치료 서비스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주 전역에 위성 불임 치료 서비스도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 정부는 매년 최대 5000명의 주민들이 위성 불임 치료 서비스를 이용할 것으로 예측하고, 이미 1200건의 의뢰와 550회의 치료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공공 정자·난자은행 운영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도 만만치 않다. 데버러 리버먼 시드니 시티 불임 클리닉 의료 책임자는 공공 정자·난자은행이 성공한다면 '멋진 일'이 될 수 있지만 '야심 찬' 기부 목표를 달성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녀는 "매년 모르는 사람에게 이타적으로 난자를 기증하는 여성의 수는 두 손으로 셀 수 있을 정도"라면서 "정자와 난자를 기증할 많은 사람을 찾는 것이 큰 도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호주에서는 정자 또는 난자를 기증하는 대가로 돈을 지불하는 것이 불법인 관계로 이를 희망하는 불임 부부는 이타적인 난자 혹은 정자 기증에 의존해야 한다. 하지만 자녀가 18세가 되면 자신의 생물학적 부모를 찾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기부를 꺼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대원 시드니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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