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엎친데 덮친 해운업계, 불황 속 친환경 선박 전환 압박에 ‘끙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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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슬 기자

승인 : 2023. 07. 24. 06:00

물동량·운임지수 하락 '수급 불균형'
2027년부터 탄소 배출량 따른 부과금
수요 부진 대응, 선박 인도 늦추기도
HMM 컨테이너선 (2)
HMM 컨테이너선. /HMM
국내 해운업계가 물동량 및 운임지수 하락으로 좀처럼 침체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분기에도 실적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업계 내 탄소배출 규제 강화 움직임이 보이면서 부담이 한층 늘어날 전망이다.

2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HMM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시장 전망치)는 2809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9371억원) 대비 10분의 1 토막 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코로나19 반사이익을 받은 것을 고려해 올 1분기(3069억원)와 비교해도 8.5% 감소한 수치다.

국내 최대 벌크선사인 팬오션 역시 전년 동기(2388억원)과 비교해 46.5% 감소한 1277억원의 영업이익이 예상된다. SM그룹 해운부문 계열사인 대한해운은 640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687억원)과 비교해 6.8%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선박 인도 증가와 물동량 감소가 맞물린 이른바 '수급 불균형'이 발생한 것이 실적 악화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조선·해운시황 전문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200만TEU(1TEU=20피트 컨테이너) 규모의 컨테이너선이 신규 투입될 전망이다.

반면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수요 부진으로 운임지수는 약세를 보이고 있다. 국제 해운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이달 셋째 주 기준 966.45포인트(p)를 기록하며 전주 대비 12.66p 떨어졌다. 통상 SCFI의 손익분기점은 1000선으로 알려져 있다. 벌크선(건화물선) 시황을 보여주는 발틱운임지수(BDI) 역시 같은 기간 977을 기록하며 이달 7일 이후 2주 만에 1000대 밑으로 내려왔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흐름이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물동량은 감소세인 데 반해 짐을 실을 배는 늘어나는 추세"라며 "일부 선사들은 선박 인도 시기를 늦추는 등 수요 부진에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국제해사기구(IMO)를 중심으로 탄소 배출 절감 정책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면서 국내 해운사들의 비용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IMO는 오는 2050년 해운업계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을 제로(0)로 만드는 규제안을 마련하고 있다. 이르면 2027년부터 탄소부담금 부과 혹은 배출권거래제가 실시될 예정이다.

선사들은 탄소 규제를 대응하기 위해 친환경 선박을 도입해야 하는데, 현재까지 국내 선사 중 HMM을 제외하고는 관련 대책이 부족한 실정이다. HMM은 지난 2019년부터 친환경 선박 인도가 이어진 덕분에 선대 내 친환경 선박 비중이 70.5%에 달한다.

팬오션과 대한해운은 각각 38.7%, 51.8% 수준에 그쳤다. 중소 선사들 역시 일반 연료 선박에 비해 20~30% 이상 비싼 LNG(액화천연가스)선, 메탄올선 등을 발주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와 달리 해운업 시황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선사들은 탄소 중립 기조에 따른 패러다임 전환에도 직면했다"며 "올해와 내년 각 기업들의 철저한 대응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한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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