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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니 향한 구광모… LG ‘배터리·스마트시티’ 활로 넓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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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영 기자 | 정문경 기자

승인 : 2023. 09. 06. 17:00

구광모 lg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지난달 21일 미국 보스턴의 다나파버 암 센터를 방문해 세포치료제 생산 시 항암 기능을 강화시킨 세포를 선별하는 과정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LG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인도네시아 출장길에 올랐다. 올 하반기에만 벌써 3번째 이어지는 글로벌 행보로, 이번 출장이 그룹의 차기 먹거리사업을 끌어 가는데 중요한 퍼즐이 될 것이란 목소리가 나온다. 그룹 알짜 기업들이 미래를 걸고 달려들고 있는 인도네시아는 배터리 핵심원료 '니켈'의 세계 최대 보유국일 뿐 아니라 세계 4위 인구대국으로, 엄청난 소비력과 노동력이 잠재 돼 있어서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 방문에 맞춰 안정적 공급망 협력이 본격화 되며 니켈의 안정적 확보가 가능해 질 거란 기대가 커진다.

6일 LG에 따르면 그룹이 인도네시아에 발을 디딘지 33년이 지났다. 1990년 LG전자가 TV와 냉장고·세탁기·에어컨을 생산하는 합작공장을 설립한 게 첫 인연이다. 그렇게 시작 된 현지 사업은 현재 LG전자를 필두로 LG이노텍·LG CNS·LG에너지솔루션·LG화학 등 주요 계열사들의 4개 생산공장을 포함해 총 8개의 법인을 운영하기에 이르렀다.

구 회장은 하반기에만 폴란드·북미(미국·캐나다)를 다녀왔고 이번 인도네시아까지 이어가며 세계 경영이 한창이다. 하나같이 LG의 공급망·핵심 생산설비·인프라가 몰려 있는 지역이다.

이날 대한상공회의소가 펴낸 '한국·인도네시아 경제협력 현황과 과제' 보고서를 보면, 인도네시아는 세계 4위 인구 대국으로 한국의 13번째 교역대상국이다. 두 나라는 올해 수교 50년을 맞는다. 특히 세계 최대 니켈 매장량 보유국(2100만톤 규모)이자 현재 전 세계 니켈 생산량의 35%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니켈은 배터리 핵심 원료로 주목 받고 있다. 박준 대한상의 아주통상팀장은 "원자재·중간재 공급, 배터리 재활용, 충전 인프라 조성, 전기차·배터리 생태계 조성을 위해 양국이 협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인도네시아 스마트 시티 건설, 신재생 에너지 분야에서도 협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LG가 인도네시아에 공을 들이는 이유다. LG전자는 지난해 아시아 시장에서 7조8000억원이상의 매출액을 달성했고 또 최근 2년간은 두 자릿수 성장률로 매년 1조원 가량의 매출 증가세를 이어왔다

일찌감치 LG전자는 TV·냉장고·ID 제품을, LG이노텍은 전자부품 사업을 중심으로 인도네시아를 아시아 내 주력 생산 거점으로 운영해왔다. LG전자는 현재 인도네시아의 수도 자카르타 서부에 위치한 찌비뚱(Cibitung)에서 TV·모니터·사이니지 등을, 자카르타 북서쪽 땅그랑(Tangerang) 지역에서는 냉장고 등을 생산 중이다. 최근에는 찌비뚱 TV 공장 인근에 인도네시아 R&D센터를 추가 설립했다. 이에 따라 인도네시아 찌비뚱 TV 공장은 연구개발부터 생산·판매까지 '현지 완결형 생산체제'를 갖추게 됐다.

그룹의 차기 주력 먹거리 배터리를 키워가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은 현대차그룹과 함께 인도네시아 카라왕(Karawang) 지역 총 33만㎡ 규모의 부지에 배터리셀 합작공장을 건설하고 올해 4월 준공을 완료했다. 내년 상반기 중 배터리셀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 합작공장은 전기차 배터리 15만대분 이상에 달하는 연간 12기가와트시(GWh) 규모의 배터리셀 생산이 가능하고 또한 향후 전기차 시장 확대를 감안해 생산능력을 30GWh까지 늘릴 수 있는 준비가 돼 있다.

LG CNS는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신수도청과 MOU를 맺고 인도네시아 신수도 누산타라(Nusantara)의 '스마트시티플랜'에 참여하고 있다. 양측은 AI·데이터·디지털트윈· 로봇 등 DX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시티 서비스를 본격 구상 중이다. LG이노텍은 현재 브카시(Bekasi) 지역에서 전자부품 공장을 운영 중으로, 향후에는 차량용 통신모듈까지 생산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재계에선 구 회장의 이번 인도네시아 출장이 차세대 먹거리사업의 성패에 중요한 퍼즐 조각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대통령 경제순방을 계기로 배터리 공급망 구축에 큰 도움을 받게 될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인도네시아는 니켈을 주요 전략자원으로 보고, 니켈 원광 수출 금지 및 국내 제련 의무화 조치를 본격화 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우리 정부는 자원부국인 인도네시아와의 협력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을 위해 핵심 원료인 니켈을 채굴과 가공하는 과정뿐만 아니라 배터리셀까지 제조하는 모든 공정을 구축해 공급망 안정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최원영 기자
정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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