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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지방 가서 사 왔어요”…요소수 대란 또 오나

[르포] “지방 가서 사 왔어요”…요소수 대란 또 오나

기사승인 2023. 09. 24.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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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2년만에 다시 수출금지 보도 나와
주유소·마트 곳곳에서 품절 행진 이어져
요소수 관련 문의 건수 전월 대비 9배↑
업계 "일시적인 현상…2년 전과는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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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후 경기 고양시의 한 대형마트에서 요소수 구매 수량을 제한하고 있는 모습. 진열대 아래칸에는 요소수 품절 표시가 써있기도 했다. /김형준 기자
"원래 요소수를 팔던 도매상이 전화를 받지 않아 지방 가서 사 왔습니다."

21일 오전 8시 37분께 경기 김포시의 한 주유소 일대. 지난 7일 중국 정부가 요소수 수출을 2년만에 또다시 중단한다는 외신 보도가 나온 뒤 곳곳에서 요소수 '품귀 현상'이 이어지고 있었다.

고속도로 진입을 앞둔 한 주유소에서도 요소수는 이미 동이 난 상태였다. 다른 주유소에서도 '요소수 품절' 안내 문구가 붙어있기도 했다. 페트병에 담긴 요소수는 사라진 지 오래였고, 주유 기계에 남아있는 요소수마저 바닥난 곳도 있었다.

갑작스러운 요소수 품절 행진에 현장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였다. 기름값 인상에 이어 요소수 문제까지 가중되자 운전자들은 한숨만 내쉬고 있다.

20년 넘게 굴삭기를 운전하고 있는 40대 A씨는 "전날까지 전화를 받던 요소수 거래처에서 다음날 관련 뉴스가 나오자 연락이 되지 않았다"라며 "결국 지방으로 벌초 작업을 하러 가는 길에 겨우 두 달 치를 사왔다"고 털어놨다.

화물차 운전자 40대 B씨도 "앞으로 쓸 수 있는 요소수가 2주 정도 분밖에 남지 않았다"라며 "(요소수) 가격도 10L 기준 만원 정도에서 2만5000원까지 오르고 물량 구하기도 힘들다"라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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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전 경기 김포시의 한 주유소에서 트럭 운전자가 주유를 하고 있는 모습. 이날 해당 주유소 일대에서 통에 담긴 요소수를 판매하는 곳을 찾아볼 수 없었다. /김형준 기자
대형마트에서도 품귀 현상이 이어지고 있었다. 고양시의 한 대형마트에서는 1인당 요소수 구매 개수를 한 개로 제한했지만 이마저도 한 종류 빼고 전부 다 팔린 상태였다.

마트 관계자는 "요소수가 품절된 지 일주일이 넘었다"라며 "구매 문의가 많이 들어오고 있지만 언제 재고가 생길지는 모르겠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관련 업계 종사자들은 이번 요소수 품귀 현상이 2년 전 '중국발 요소수 대란' 때와는 차이가 있다고 보고 있다. 소비자들의 불안 심리로 인한 수요 증가가 품귀 현상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요소수 제조업계 관계자는 "연말까지 운영이 가능한 원료가 확보됐고, 공급에도 문제가 없다"며 "중국에서 실제로 수출이 계속 지연되던 2년 전과 달리 이번에는 소문만 있지 실질적으로 수입이나 통관이 막힌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환경부도 지난 14일 요소수 수급 관련 브리핑에서 "내년 2월 말까지 국내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1만1300톤의 요소수 재고를 확보했다"고 밝히며 대란 논란을 일축한 바 있다.

그러나 시장은 이미 혼란스러운 분위기다. 본지가 한국소비자원에 확인한 결과, 이달 1일부터 15일까지 소비자원에 접수된 요소수 관련 문의건수는 28건으로 전달(3건) 대비 9배 넘게 급증했다.

이에 소비자 불안을 바로 잡기 위한 정부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화물연대 서울경기지역본부 관계자는 "결론적으로 심리적인 인플레이션을 불러일으킨 상황"이라며 "정부 차원에서 요소수 품귀 현상에 대한 실태 분석과 함께 대책을 마련해 명확하게 선을 그어줘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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