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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기관지 런민르바오(人民日報)의 자매지 환추스바오(環球時報)를 비롯한 매체들의 24일 보도를 종합하면 중국 세무 당국은 지난 20일을 전후해 광둥(廣東), 장쑤(江蘇)성 등에 소재한 폭스콘의 주요 사무소들에 대한 세무조사를 실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동시에 국무원의 자연자원부는 허난(河南), 후베이(湖北) 등에 산재한 공장들이 사용하는 부지 상황에 대한 현장 조사도 벌인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갑자기 왜 이렇게 폭스콘에 대한 압박에 들어갔는지는 별로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환추스바오가 "폭스콘을 비롯한 대만 기업들은 중국 본토에 투자해 많은 이익을 얻었다.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 한다. 특히 양안 관계의 평화적 발전을 촉진하는데 적극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지적한 사실을 볼 때 대만에 대한 정치적 압박을 가하겠다는 의지를 무엇보다 확실하게 반영한다고 할 수 있다.
더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내년 1월 13일 치러지는 대만 총통 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폭스콘의 창업자 궈타이밍(郭台銘·73) 후보에 대한 경고 차원의 의미도 내포한다고 해야 한다. 궈 후보는 양안이 모두 인정하는 골수 친중파라고 할 수 있다. 중국이 불과 얼마 전까지 그와 폭스콘을 특별대우한 것은 다 까닭이 있었다.
하지만 그가 무소속 후보로 선거에 출마한 것은 중국 입장에서 볼 때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의 가세가 야권표의 분열로 이어질 경우 대만 독립 성향의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 라이칭더(賴靑德) 후보의 필승은 불문가지의 사실이 되는 탓이다. 어떻게든 그를 주저앉힐 필요가 있는 만큼 급거 폭스콘에 대한 압박 카드를 꺼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와 동시에 애플에 대한 태클을 통해 미국에게 경고를 날리겠다는 의미도 있다고 해야 한다. 애플과 미국은 당연히 중국의 의도를 잘 알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아직 반응은 보이지 않고 있다.
현재의 대미 관계와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정국을 상기하면 중국의 이번 조치는 미국과 대만을 견제하기 위한 정치적 압박 카드라고 볼 수밖에 없다. 상당한 고심 끝에 꺼내들었다고도 봐야 한다.
그러나 자칫 부메랑의 역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내에 44개 공장을 두고 120만명을 고용하는 폭스콘과 애플의 중국 철수, 대만과 미국의 반중감정 고조라는 의외의 결과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폭스콘 압박이 양날의 검이라는 분석도 가능한 것은 다 이유가 있지 않나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