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JAPAN-SKOREA-RELIGION-POLITICS | 0 |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AF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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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주요 언론사들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기시다 후미오 총리의 지지율이 모두 20%대를 기록하며 2012년 12월 자민당 집권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경제정책에 대한 부정적 평가와 차관급 인사의 잇따른 사퇴로 구심력을 잃으며, 당내 '포스트 기시다' 움직임이 활발해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제시된다.
요미우리신문은 지난 17~19일 유권자 106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 여론조사에서 기시다 내각을 지지한다는 응답이 지난달 같은 조사 때보다 10%포인트 급락한 24%로 나타났다고 20일 보도했다. 반면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무려 13%p 상승한 62%였다.
요미우리는 자민당이 민주당으로부터 정권을 되찾은 2012년 12월 제2차 아베 신조 내각 출범 이후 가장 낮은 지지율을 기록했다면서, 내각 지지율이 처음으로 20%대로 떨어졌다고 전했다. 내각 지지율 20%대는 일본에서 정권 위기 수준인 '위험지대'로 평가된다.
특히 고물가 대응을 골자로 한 일본 정부의 경제대책을 부정적으로 평가한다는 응답은 66%로, 긍정적 평가(23%)보다 3배가량 높았다. 또 지난 9월 대규모 개각 이후 문부과학성 정무관, 법무성 부대신, 재무성 부대신 등 '정무3역'이 불명예 퇴진하며 기시다 내각의 정권 운영에 영향을 미쳤다고 응답한 비유로 68%에 달했다.
아울러 마이니치신문과 아사히신문이 18~19일 실시한 전화 여론조사에서도 기시다 내각의 지지율은 각각 21%, 25%로 나타났다. 마이니치는 조사 방법에 차이가 있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이번 지지율이 민주당 집권 시기였던 2011년 8월 간 나오토 당시 내각의 15% 이후 최저치라고 진단했다.
지지율 부진에 대해 이날 일본 정부 대변인인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여론조사 숫자에 일희일비하지는 않는다"면서도 여론조사에 드러난 국민의 목소리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겠다며 말을 아꼈다.
또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상은 내각의 경제대책이 "국민의 마음에 와닿지 않는 상황"이라고 인정하면서도 경제대책의 핵심인 감세와 급부금 지급이 잘못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내년 9월 총재선거까지 1년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내각 지지율이 하락세를 거듭하자, 자민당은 비상이 걸렸다. 자민당 파벌의 정치자금 문제가 불거지며 앞으로 지지율이 더 추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당내에서는 연내에 '기시다 끌어내리기'가 시작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다만 요미우리는 "현시점에서 기시다 총리의 유력한 대항마가 눈에 띄지 않고, 당내 1∼3 파벌이 기시다 총리를 지지하는 구도가 흔들리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기시다 내각의 지지율 하락이 야당 지지율의 반등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요미우리 여론조사에 따르면 자민당 지지율은 28%인 반면, 야당인 일본유신회와 입헌민주당의 지지율은 각각 7%, 5%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