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널들 사이에선 일자리 줄 수 있다는 우려
업무 생산성 높일 것이라는 긍정적 평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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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 반복적인 업무들이 AI로 대체되는 과정에서 애널리스트와 RA(리서치 어시스턴트)들의 역할이 줄어드는 만큼, 증권사들이 비용 효율화 차원의 구조조정을 단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내년 초를 목표로 AI가 작성한 리포트를 내기 위해 준비 중이다. 애널리스트가 작성한 리포트를 미래에셋증권에서 자체 개발한 리포트 작성 프로그램에 입력해 딥 러닝(Deep learning) 시키는 방식으로 AI 애널리스트를 구현한다는 얘기다.
미래에셋증권측은 초창기에는 기업 실적 분석처럼 비교적 간단한 리포트를 발간한 다음, 이후부터 심도 있는 분석을 담은 리포트로 범위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신기술을 적극 활용해 리서치센터 업무 효율성을 제고시키겠다는 구상이다.
AI 애널리스트의 등장 소식이 전해지자, 증권업계는 냉담한 반응이다. 애널리스트들 사이에선 일자리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청한 한 애널리스트는 "애널리스트들이 작성한 리포트를 토대로 딥 러닝을 통해 AI 리포트를 출간한다고 하는데, 이 같은 시스템이 고착화되고 애널리스트들의 역할이 베이스 데이터를 만드는 일로 수렴·축소되면 향후 일자리 감소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안 그래도 투자 방식이 다양화되면서 주식시장의 규모도 작아져 애널리스트들의 역할도 줄어드는 추세인데, 이러한 변화가 애널리스트들의 인력감축을 더욱 부추길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특히 애널리스트를 돕고 있는 RA들의 인력감축이 현실화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RA들이 하는 업무들이 비교적 단순 반복적인 일들이 많아 충분히 AI로 대체될 수 있기 때문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리포트에 기본적으로 들어가는 재무 분석 등의 내용들은 충분히 AI로 대체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기존에 리서치 어시스턴트 역할을 해오던 RA들의 필요성은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AI 애널리스트가 작성한 리포트가 정작 시장에서 신뢰를 받을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됐다. 기존 애널리스트들은 현장 실사를 하는 등 직접 확인한 내용을 토대로 리포트를 써왔다. 그에 반해 AI 애널리스트는 오직 데이터를 통해서만 리포트를 작성한다는 점에서, 정확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또 한 명의 애널리스트는 "리포트를 작성할 때, 그냥 정보만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주변에서 보고 듣고 느낀 것들을 종합해 각자만의 시각을 반영하기 때문에 완벽하게 AI로 대체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대로 업무 생산성을 한층 더 높일 수 있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평가도 나온다. 애널리스트들이 기업들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여건상 제외시켜온 중소형 기업들까지 분석 범위를 넓힐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단순 반복적인 업무들을 AI가 맡으면서 애널리스트들이 조금 더 깊은 분석이 요구되는 작업에 역량을 집중할 수 있게 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이상호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AI 애널리스트가 업무 과정에 들어오면 기존에 해왔던 일차원적인 작업들을 편하게 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애널리스트들은 훨씬 더 고차원적이고 인사이트를 보여줄 수 있는 부분에 역량을 집중할 수 있게 됨으로써 생산성이 높일 수 있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