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비율 규제 강화도 부담
"내년엔 영업하기 쉽지 않은 한해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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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대출이 회복세를 나타낸 데다, 기업금융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대출자산이 큰 폭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내년에는 경기둔화 등으로 신용리스크가 커진데다 내년엔 자본규제마저 강화되면서 올해처럼 기업대출 자산을 늘리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더욱이 시장금리가 하락하고 있고, 당국의 예대금리차 완화 요구에 순이자마진(NIM)도 떨어질 수밖에 없어 올해 수익성을 이어가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기업대출 자산을 보면 지난해 말 703조9747억원에서 올해 11월 말 기준 768조9248억원으로 11개월만에 65조원가량 급증했다.
은행별로 보면 하나은행이 21조2699억원 늘면서 5대 은행 중 기업금융 성장세가 가장 가팔랐다. 이어 우리은행(13조281억원), 국민은행(12조9873억원), 신한은행(9조672억원), 농협은행(8조5976억원) 순이었다.
하나은행이 3분기 누적 기준 2조7664억원의 순익을 거두며 국민은행(2조8554억원)과 리딩뱅크 경쟁을 벌일 수 있었던 것도 기업금융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5대 은행 모두 내년 영업환경을 두고 기대보단 우려를 나타내고 있는 상황이다. 가계대출 자산은 부동산 시장 회복세가 부진한데다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 기조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성장이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은행들의 수익성을 견인했던 기업대출 성장세도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높다. 기업들이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자금 수요는 이어질 수 있지만, 경기둔화에 따른 부실기업 증가와 건전성 리스크도 심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5대 은행은 내년에 자본비율 관리 필요성이 커진 점도 부담이다. 기업대출은 가계대출보다 위험가중자산(RWA) 상승폭이 크다. 기업대출자산이 늘수록 RWA 확대로 인해 자본비율이 떨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또한 한계기업 증가로 대출 부실 등 신용리스크가 증가하는 점도 기업여신을 늘리는데 부담이다.
내년부터는 경기대응완충자본과 스트레스완충자본을 적립해야 하는 등 자본비율 규제도 강화된다. 경기대응완충자본과 스트레스완충자본이 도입되면 규제비율을 맞추기 위해 RWA를 줄여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되는 셈이다. 결국 이자수익이 기반이 되는 가계대출은 물론 기업대출 자산 확대도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다.
금융권 관계자는 "기업대출을 늘리게 되면 RWA가 높아지게 되고, 특히 내년 자본비율 규제가 강화되기 때문에 올해처럼 기업대출 자산을 확대하기가 제한될 수밖에 없다"면서 "경기침체에 따른 부실기업 증가와 규제 강화 등으로 은행들은 내년엔 영업하기가 쉽지 않은 한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