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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공룡’ 월마트·비지오, 삼성 밀고 美 1위 꿰차나

‘TV 공룡’ 월마트·비지오, 삼성 밀고 美 1위 꿰차나

기사승인 2024. 02. 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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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마트, 21일 비지오 3조에 인수
"삼성 제치고 미국 최대 TV 부상"
중저가·고가 시장 경쟁력 동시에
미 시장 이어 글로벌 시장도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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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네오 QLED 8K TV가 미국 '파빌리온 브랜드 스토어'에 전시돼 있다.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19년간 지켜왔던 미국 TV 1위 자리를 빼앗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월마트와 비지오가 합병에 나서며 미국 TV 산업의 주도권을 쥘 'TV 공룡'이 출현했다는 관측에서다. 양사는 올해 미국뿐 아니라 세계 TV 시장에서도 출하량 기준 5위권에 들어서는 등 급격한 성장세를 기록할 것이라고 업계는 보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대형 유통업체 월마트가 전날 비지오를 23억 달러(약 3조573억원)에 인수했다. 비지오는 스마트 TV와 사운드바 등을 만드는 미국 가전업체로, 월마트 계열사 등을 주요 유통채널로 삼아 제품을 판매한다. 매출 기준 월마트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TV 브랜드로 꼽힌다.

비지오는 중저가·보급형 TV를 강점으로 내세워 한때 미국 2위 TV 제조사로 오르기도 했다. 앞서 2002년 세계 TV 시장 후발주자로 업계에 발을 들였지만, 미국 내 흔치 않은 중저가 틈새시장을 공략해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은 고가 TV 수요가 높은 시장으로, 삼성전자 역시 이 시장에선 프리미엄 제품 판매에 집중하고 있다.

다만 비지오의 미국 내 입지는 지난해 내려앉았다. 비지오와 마찬가지로 저가 시장 수요를 공략한 중국 업체들의 약진이 두드러지면서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비지오는 미국 TV 시장에서 10.1%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5위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한 계단 하락한 수치인데, 이 자리를 중국 하이센스가 비집고 들어갔다.

비지오는 이번 합병을 통해 미국 내 시장 점유율을 되찾을 교두보를 마련하게 됐다. 월마트의 자체 TV 브랜드 '온'과 함께 시너지를 낼 것이라는 기대다. 온은 비지오와 마찬가지로 저가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데, 비지오 보다 평균 20% 이상 저렴하게 제품을 판매한다. 온의 65형 TV는 398달러(약 53만원)에 불과하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시장은 당초 고가 제품의 수요가 높았지만, 지난해부터 이어진 인플레이션으로 저비용·고부가가치 제품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온은 지난해 미국 TV 시장에서 13.7%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TCL·LG전자·하이센스를 제치고 삼성전자에 이은 2위 업체로 올랐다.

업계에선 이를 두고 대형 TV 제조사가 탄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존 미국 TV 시장 1위인 삼성전자 입지가 흔들릴 것이란 우려다. 트렌드포스는 "월마트가 비지오 인수로 삼성을 제치고 미국 최대 TV 브랜드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더 나아가 양사의 미국 TV 시장 제패가 글로벌 영역으로 확장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트렌드포스는 "월마트가 올해 온과 비지오의 협력으로 전 세계 TV 출하량 5위권에 진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TV 시장 매출 기준 1위는 30.1%의 점유율을 차지한 삼성전자다.

업계 관계자는 "온과 비지오의 주력인 저가 제품 경쟁력은 중국 업체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이라며 "최근 비지오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시장으로도 사업을 확대하며 두 마리 토끼를 잡은 것도 향후 성장성을 기대할 만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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