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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국지사 숨결 오롯이… 역사 산책 명소된 망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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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평수 기자

승인 : 2024. 05. 12. 18:01

묘지 명칭 떼고 '역사문화공원' 우뚝
유관순·이중섭 등 근현대인물 잠들어
연중 문화 행사·묘역 탐방 해설 진행
4.7㎞ 숲길·전망대·캠핑장선 힐링타임
중랑구 망우역사문화공원
서울 중랑구 망우역사문화공원을 찾은 시민들이 지난 8일 복합문화공간인 중랑망우공간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정재훈 기자 hoon79@
가정의 달이자 청소년의 달인 5월이 지나가면 6월 호국 보훈의 달이 온다. 의식 수준이 높은 선진국일수록 국민들이 '호국 인물'에 애정과 존경심을 갖고 '보훈'에 정성을 쏟는다. 그래서 호국 보훈은 선진국을 가늠하는 중요한 잣대이다.

6월 호국 보훈의 달을 앞두고 답사 전문가들이 강력 추천하는 곳이 바로 서울 동쪽 자락에 위치한 '망우리' 다. 망우리는 이제 '공동묘지' 임무를 끝내고 '망우역사문화공원'으로 거듭났다. 하지만 서울 시민들에게는 비교적 덜 알려져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분묘로 가득찼던(4만7000여 기) 망우리 공동묘지는 이제 6500여 기만 남았고, 그 자리를 나무가 대신하면서 울창한 숲으로 탈바꿈해 시민들의 산책과 휴양 공간으로 변신했다. 여기에 애국지사와 문화예술인들이 묻혀 있는 묘역을 자세히 살펴보면 마치 대한민국 근현대사를 옮겨다 놓은 것만 같다.

유관순 열사·만해 한용운·소파 방정환·3.1운동 민족대표 오세창 등 독립 애국지사만 36명이 잠들어 있다. 문화예술계도 '목마와 숙녀'의 시인 박인환·근대 서양화의 거목 이중섭·영화감독 노필·비운의 천재 조각가 권진규·가수 차중락 등 27명의 묘역이 있다. 서울을 대표하는 역사문화공간으로 손색이 없다.
그래서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은 그의 초장기 베스트셀러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서울편에서 망우리의 역사와 문화적 가치, 자연을 소상하게 적고 있다. 그는 세계적인 명소가 된 발자크가 묻혀있는 파리 공동묘지, 베토벤의 비엔나 도나우강변 무명묘역 등을 예로 들며 망우리를 같은 반열에 올려 놓고 있다.

변신의 계기는 망우리 관리권이 지난 2020년 서울시에서 중랑구로 이전하면서 시작됐다. 중랑구는 조직개편을 통해 '망우리공원과'를 신설해 집중 투자하면서 역사문화공원으로 탈바꿈을 시도했다. 2022년 4월 복합문화공간인 중랑망우공간이 문을 열면서 첫 결실을 맺었다. 중랑망우공간은 카페, 전시실, 교육회의실, 미디어홀, 전망데크, 수(水)정원 등을 갖췄다.

이곳에서 공원의 인물과 역사를 주제로 기획전과, 문화·추모행사 등 다양한 이벤트가 연중 열리고 있다. 매년 8·15 광복절이면 한여름밤 음악회와 봄·가을 망우콘서트가 시민들을 초대하고 역사인물 묘역 올인원 탐방 해설 프로그램도 있다.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센터도 '방정환교육지원센터'로 이름을 붙였다. 양원미디어센터 내 독립영화관 이름은 노필 감독의 이름을 따 '시네마노필'로 지었다.

숲이 우거진 4.7㎞ 구간의 순환도로와 중랑전망대는 산책하기에 최적 코스이다. 일부 구간에는 전용 데크로드와 소규모 휴게쉼터도 조성했다. 중랑가족캠핑장과 청소년체험의숲으로 이루어진 중랑캠핑숲은 이미 서울 시민들이 애용하는 공간이 됐다. 교통지옥 걱정 없이 자연과 호흡하며 캠핑을 즐기다 보면 스트레스가 훌훌 날아간다. 자녀와 함께 숲체험프로그램에 참여해 보는 것도 좋겠다.

망우역사문화공원을 정성스럽게 가꾸고 있는 류경기 중랑구청장은 "시민들의 삶이 망우역사문화공원에 계신 인물들의 인생과 잘 어울릴 수 있도록 뒷받침하고 있다"며 "이게 바로 공원의 역사적·생태적 가치를 지키고 계승하는 참뜻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중랑망우공간~제2주차장~중랑캠핑숲~양원역~양원숲도서관~나들이공원~제2주차장~중랑망우공간을 오가는 양원역 무료 순환셔틀버스가 매일 19회 운행된다.
한평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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