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1 | |
삼성전자가 업계 최소 두께인 0.6㎜대 '초슬림' 모바일 D램 양산을 시작했다. 얇아진 만큼 추가로 여유 공간을 확보해 기기의 내부 온도를 낮춘다. 발열 잡기가 중요한 온디바이스 AI(인공지능) 시장 수요에 딱 맞춘 제품이다. 삼성은 LPDDR D램 분야에서 최초, 최고 타이틀의 제품을 연이어 선보이고 있다. 회사가 12년째 장악하고 있는 모바일 D램 시장 1위 자리를 굳히겠다는 전략이다.
6일 삼성전자는 기존 0.71㎜ 대비 9%가량 얇아진 0.65㎜ 두께의 LPDDR5X D램 12·16GB(기가바이트) 패키지를 양산한다고 밝혔다. 현존하는 12GB 이상 LPDDR D램 가운데 가장 얇다.
최근 초박형 모바일 D램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 모바일 기기의 두께가 가볍고 얇아지지만, 내부 부품 수가 증가하는 추세여서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태블릿 기기에 요구되는 모바일 D램 용량은 올해 4.25GB에서 오는 2028년 7.89GB로 꾸준히 늘어날 전망이다.
이번 신제품은 얇아진 두께만큼 기기의 내부 발열을 잡을 수 있다는 게 핵심이다. 추가로 생긴 여유 공간이 공기가 원활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한다. 기기 온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이다. 모바일 D램은 저전력·고성능·고용량 특성도 중요하지만, 제품을 얇게 패키징하는 것도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높은 성능을 필요로 하는 온디바이스 AI는 발열로 인해 기기 온도가 일정 구간을 넘기면 성능을 제한하는 온도 제어 기능이 작동한다. 삼성의 신제품을 탑재하면 발열로 인해 기능이 작동하는 시간을 최대한 늦출 수 있어 속도, 화면 밝기 저하 등의 기기 성능 감소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삼성전자가 제품의 두께 최소화에 성공할 수 있는 이유는 패키징 기술력이다. 삼성은 업계 최소 크기의 12나노급 LPDDR D램을 4단으로 쌓고 패키지 기술, 패키지 회로 기판 및 EMC 기술 등 최적화를 통해 이전 세대 제품 대비 두께를 약 9% 줄이는 데 성공했다. 그 결과 열 저항을 약 21.2% 개선했다. 또 웨이퍼 뒷면을 연마해 두께를 얇게 만드는 공정인 '백랩' 공정으로 최소 두께의 패키지를 구현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2013년 4월에도 20나노급 2GB LPDDR3를 업계에서 가장 얇은 두께인 0.8㎜로 만드는 데 성공한 바 있다.
앞으로 6단 구조 기반 24GB, 8단 구조 32GB 모듈도 가장 얇은 LPDDR D램 패키지로 개발해 온디바이스 AI시대 고객의 요구에 최적화된 솔루션을 지속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모바일 D램 시장 강자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2년부터 매출 기준 12년 연속 세계 모바일 D램 업체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삼성전자는 이 시장 57.9%를 점유했다. 2~4위 업체를 모두 합친 것보다도 많은 수치다.
배용철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상품기획실장(부사장)은 "고성능 온디바이스 AI의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LPDDR D램의 성능뿐만 아니라 온도 제어 개선 역량 또한 중요해졌다"며 "기존 제품 대비 두께가 얇은 저전력 D램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고객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최적화된 솔루션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