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akaoTalk_20240910_173356790 | 0 | 부꽝후이 베트남 VTC 스포츠국장(왼쪽)과 장원재 기자/ 전형찬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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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공중파 VTC의 부꽝후이 스포츠 국장은 베트남에서 가장 유명하고 영향력있는 축구 해설자다. 한국 축구의 팬으로, 한국 축구가 동남아와 상생할 때 핵심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방송인이다. 베트남, 태국, 러시아 3개국이 참가한 LP 뱅크컵 대회 중 그를 만났다.
- 어떤 대회인가.
"A매치 기간에 열리는 미니 대회다. 3개국 리그전으로 우승팀을 가린다. 맞대결 친선 경기보다는, 규모가 작더라도 대회 포맷으로 진행하면 선수들이 훨씬 더 진지하게 임하는 면이 있다. 베트남, 태국이 다 월드컵 3차 예선에 탈락했 고, 러시아도 여러 사정으로 국제경기 참가가 쉽지 않아 이런 기획이 가능했다."
- 하노이에 태풍이 불었는데 대회는 차질없이 진행되었나.
"9월 5일 첫 경기에선 러시아가 베트남을 3-0으로 이겼다. 9월 7일 러시아 대 태국 경기는 취소됐다. 30년 만의 강풍으로 가로수 뿌리가 뽑히고 나무와 구조물이 쓰러져 도로가 막혔다. 도저히 경기를 치를 상황이 아니었다."
- 베트남이 월드컵 3차 예선에 못 간 것은 아쉽다. 4년 전에는 최종 예선까지 갔었는데, 성적이 후퇴했다.
"무척 아쉽다. 개인적으로는 박항서 감독과 트루시에 감독의 능력에 차이가 있었다고 본다."
-어떤 점인가.
"박항서 감독은 베트남 선수들과 축구 여건 상 어떤 부분이 가능하고 어떤 부분이 불가능한 지를 알았다. 본인이 어린 시절엔 한국 축구의 환경이 지금의 베 트남보다 나빴다고 했다. 그래서 베트남 실정에 대한 이해가 빨랐다."
- 트루시에는.
"유럽 기준으로 생각하지 않았을까. 자기가 전술을 구상하면, 그에 맞는 선수는 기존 선수 중에서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고 본 것 같다. 반면에 박항서 감독은 필요하면 선수를 만들어서 썼다."
- 트루시에도 2002년 월드컵 일본 감독 등 아시아 축구 경험이 많지 않나.
"베트남에서도 유소년 축구사관학교인 PVF 총괄을 지내는 등 경험이 적지 않다. 하지만 대표팀 등 최상급 환경과 하부 환경은 차이가 있지 않나. 자꾸 비교하는 것 같아 그에게 미안하지만 박항서 감독은 아시아 축구 전체의 환경을 과거부터 다 꿰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 였다. 그 점이 달랐다."
- 트루시에 감독에게 할 말이 많은 것 같다.
"맞다. 월드컵 2차 예선 탈락 직후 '전임 박항서 감독도 월드컵 예선 10경기에 서 8패를 했는데. 나와 비슷한 성적'이라고 했다. 말이 안 되는 이야기다. 박항서호는 최종 예선까지 가서 그 성적을 거뒀고, 트루시에는 2차예선에서 탈락했으니까."
- 트루시에를 한 마디로 말한다면.
"베트남의 클린즈만이다."
- 그럼 박항서는.
"위대한 감독이다. U-20(20세 이하) 아시안컵 준우승, 동남아대회 우승, 아시안게임 4위, 아시안컵 8강, 2022 월드컵 최종예선 진출 등 꾸준하게 성적을 냈다. 베트남 축구가 그 전에는 내지 못했던 결과물이다. 한 번의 성공이 아니다. 이건 운이 아니라 실력이다."
- 김상식 감독은 어떻게 보나.
"부임 초기니까 평가하기엔 이르다. 문제는 세대교체다. 황금세대는 은퇴시기에 접어들었는데, 후속 세대의 대표급 선수층이 그 윗세대보다 얇은 편이다. 가용 자원이 적어서 김 감독 고민이 많을 것이다. 주목할 점은, 베트남 젊은 선수들이 김 감독을 진심으로 좋아하고 따른다는 점이다. 그의 젊고 신세대적 리더십이 박항서 감독님 못지않은 훌륭한 결과를 내리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