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akaoTalk_20240920_152949505 | 0 | 그랜저 하이브리드 외관./김정규 기자 |
|
'고급 세단'의 대명사였던 그랜저. 물론 지금이야 '고급 세단'이란 상징을 제네시스 G시리즈에 넘겨줬지만, 1980년대만 해도 '사장님 차' 그랜저는 부의 상징이었다.
그랬던 그랜저는 5~6세대로 넘어오며 고객들 역시 변화를 거듭했다. 주 구매층은 법인에서 개인으로, 용도 역시 패밀리카로 변화하며 '사장님 차'는 '국민 세단'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지난 2021년에는 누적 판매 200만대를 넘기기도 했다.
출시된 지 38년이 된 그랜저(7세대)는 최근 SUV 홍수 속에서도 세단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는 차량 중 하나다. 지난 6일부터 사흘간 그랜저 7세대(캘리그라피) 하이브리드 모델을 시승했다.
시승 후 느낀 점은 그랜저는 어디 하나 빠지지 않는 '6각형 세단'이라는 점이었다. 승차감은 물론 정숙성, 연비, 주행성능 등 모든 부분에서 우수성을 자랑했다.
| KakaoTalk_20240920_153000255 | 0 | 그랜저 실내 모습./김정규 기자 |
|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최고출력 180마력의 1.6ℓ 가솔린 터보 엔진에 60마력 모터를 결합해 최고출력 230마력을 발휘한다. 오르막 구간도 문제없이 힘차게 오를 수 있었고, 고속 주행에서도 가속력이 뛰어났다. 특히 스포츠 모드는 그간 편안한 주행이 강점인 그랜저의 반전 매력이기도 했다. 상당한 가속력을 통해 치고 나가는 듯한 느낌 때문에 운전하는 재미가 배가됐다.
또 스마트 서포트를 따로 설정하니 고속 주행 시 운전자 허리를 감쌀 수 있게 시트가 변했는데, 이는 빡른 속도에서도 몸과 시트가 착 달라붙도록 해 안정적인 주행을 도왔다.
| KakaoTalk_20240920_153353185 | 0 | 그랜저 와이드 스크린의 모습./김정규 기자 |
|
물론 가장 인상적이었던 점은 그랜저가 자랑하는 특유의 승차감이다. 편안함과 부드러움은 왜 그랜저가 '국민세단'으로 인기를 얻었는지 절로 느끼게 하는 대목이었다.
이러한 승차감을 제공하는 데는 시트 역시 한몫했다. 특히 시트 내부 부품을 움직여 운전자의 골반과 허리 피로를 풀어주는 컴포트 스트레칭 기능은 오래 운전하느라 찌뿌둥해진 몸을 풀어주는 데 꽤나 도움이 됐다.
| KakaoTalk_20240920_153032262 | 0 | 그랜저 2열 모습. 전장 5035㎜, 휠베이스 2895㎜의 그랜저는 널찍한 실내 공간이 확보돼 2열에 180cm 성인 남성이 앉아도 좌우 공간은 충분히 여유로웠다./김정규 기자 |
|
또 전장이 5m가 넘어 상대적으로 덩치가 거대했지만, '긴 차'를 운전하고 있다는 느낌은 거의 들지 않았다. 연비 역시 하이브리드 차답게 흠잡을 데 없었다. 그랜저 하이브리드의 경우 복합 연비가 18㎞/ℓ(캘리그래피 16.7㎞/ℓ)에 달한다.
아울러 캘리그래피 모델에 탑재된 고속도로 주행 보조2, 방향지시등 작동 시 차로변경 보조 등 부가적인 기능도 안전한 운전에 도움을 줬다.
물론 외관의 경우 일자형 헤드라이트에서 사람들마다 호불호가 갈리기도 하지만, 실제로 마주한 외관은 세련됐다는 느낌이 더 강했다. 특히 야간 주행 중에는 더욱 일자형 헤드라이트가 돋보여 세련미가 부각됐다. 차량 내부에서도 캘리그래피 트림만의 고급스러움이 묻어났다. 스티어링 휠과 시트의 나파 가죽, 2열 전동식 도어 커튼, 은은하게 들어오는 앰비언트 라이트 역시 눈을 사로 잡았다.
그랜저는 '인기에는 이유가 있다'는 생각이 절로 드는 차였다. 왜 40년 가까이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지도 이해가 됐다. 트림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풀옵션까지 선택하지 않아도 충분히 높은 가성비로 마련할 수 있는 차라는 인상을 받았다. 가격은 그랜저 하이브리드의 경우 4291만원(프리미엄 트림 기준)부터 시작된다. 가솔린 모델의 경우 3768만원부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