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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삼성·SK 中공장에 美반도체장비 반입 차단 움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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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연 기자

승인 : 2025. 06. 21. 08:09

백악관 "중국 희토류 수출 허가제와 유사한 조치"
확정시 중국내 한국기업 반도체 생산 타격 불가피
SK하이닉스 중국 우시 공장  SK하이닉스
SK하이닉스 중국 우시 공장./SK하이닉스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반도체 기업들의 중국 공장에 대한 미국산 장비 공급을 제한하는 방침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중국 내 생산라인의 숨통을 조이겠다는 뜻이다.

20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제프리 케슬러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 담당 차관이 이번 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대만 TSMC 측에 관련 내용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핵심은 '일괄 허가' 철회다. 지금까지는 이들 기업이 미국산 반도체 장비를 중국 내 공장에 반입할 때 매번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됐다. 바이든 행정부가 지정한 '검증된 최종 사용자'(VEU·Validated End-User) 제도 덕분이었다. 그러나 케슬러 차관은 이 조치를 철회하고 향후 개별 장비마다 허가를 받도록 하는 방안을 예고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바이든 정부의 '유예 조치'를 뒤집고 반도체 공급망 전반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려는 기조다. 중국의 기술 굴기에 제동을 거는 동시에, 첨단 기술이 중국으로 유출되는 경로를 막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에서 낸드플래시 생산 공장을, 쑤저우에는 패키징 공장을 운영 중이다. SK하이닉스는 우시에 D램 생산 공장, 충칭에 패키징 공장, 다롄에는 인텔로부터 인수한 낸드 생산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이 공장들은 모두 미국산 장비에 일정 수준 이상 의존하고 있다.

VEU 지정이 철회될 경우 이들 시설에 대한 장비 공급은 큰 차질이 불가피하다.

WSJ는 "트럼프 행정부는 VEU 자체를 없애려는 움직임"이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백악관 관계자들은 "이번 조치가 미중 무역 갈등의 확전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중국의 희토류 수출 허가제와 유사한 조치"라고 밝혔다.
중국은 갈등국에 희토류 수출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자원을 무기화해왔다. 이제 미국은 반도체 기술을 무기로 꺼내들었다는 얘기다.

다만 이번 방침은 상무부 산업·안보국이 주도한 것으로 아직 정부 내 다른 부처와의 최종 조율이 끝난 것은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최근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안보대화(샹그릴라 대화)에서 "안보는 미국에, 경제는 중국에 기대는 '안미경중(安美經中)' 전략은 더 이상 지속돼선 안 된다"고 발언한 바 있다.
이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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