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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제주도민회 “이젠 부산태생이 더 많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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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두완 기자

승인 : 2025. 07. 08. 14:04

6일 노인회 발족 24주년 '공경과 사랑' 기념식
부산에서 태어난 제주사람들 벌써 노년 접어들어
해녀들 착취당하자 도민회가 나서 보호해줘
이후 결속력 강해지며 '어르신 고향방문' 등 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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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제주도민회 노인회 창립 24주년을 맞아 회원들이 행사를 마치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부산제주도민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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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해녀의 역사가 기록된 부산영도해녀문화전시관, 아래층은 해녀수산물 판매점이다.
부산광역시 영도구 대교동 부산제주도민회 5층 컨벤션홀에서는 지난 6일 조촐한 기념식이 열렸다. 제주가 고향인 부산 시민들이 중심이 돼 모인 '부산제주도민회 노인회' 발족 24주년 행사였다. '공경과 사랑, 노년은 아름답다'를 주제로 한 이날 모임에는 수십여명의 제주인들이 자리를 함께 했다.

이들중 제주도에서 태어난 사람들보다 부모 고향이 제주인 경우가 더 많았다. 어느덧 부산 이주 2세대들이 노인이 되어 노인회 활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부산에는 제주도 출신이 22만명 거주하고 있다.

현재 회장직을 맡고 있는 부태완 회장도 부산에서 태어난 제주인 2세이다. 부 회장은 부산에서 태어나 초·중학교는 부모님의 고향인 제주에서 졸업했으나, 다시 이주해 부산에서 고교를 졸업했다. 부 회장은 현재 손주들과 함께 부산에 살고 있다.

부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어머니의 손을 잡고 거닐 던 영도 해변은 이제 손주들과 함께하는 산책 코스가 되었다"며 먼저 제 2 고향 부산을 회고했다. 부 회장은 "노인회는 그동안 해녀와 소외계층의 권익 보호에 관심을 기울여 왔다. 특히 '어르신 고향 방문' 사업은 타 시도 향우회에는 없는 우리 노인회만의 대표적 활동이다. 이러한 사업은 제주도와 협력해 얻어낸 성과"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나라 대한민국의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끌어 온 우리 노인들은 이 시대의 자랑스러운 주역이다. 우리의 지혜와 경험을 모아 도민사회의 힘찬 미래를 함께 만들어가자"고 회원들에게 강조했다.

이날 참석한 김대현 부산제주도민회 회장은 축사를 통해 "노인회는 단순한 친목을 넘어, 세대 간 소통과 지역 발전의 중심축이 되고 있다. 앞으로도 어르신들의 권익 증진과 복지 향상을 위한 노인회의 역할이 더욱 기대된다"고 했다.

본 행사에 앞서 김명수 교수의 특강도 있었다. 최찬훈 부산영도구의회 의장, 박영미 더불어민주당 지역위원장, 신기남 구의원 등 지역 주요 인사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노인회는 어르신 고향 방문·해녀 권익 보호 등 노인회 위상 재조명은 물론, 제주 2·3·4세들의 문화 활동과 교육도 지원하고 있다.

노인회의 모태인 부산제주도민회의 역사는 해녀와 관련이 깊다. 도민회는 1960년 '우리 향인의 어제와 오늘'을 발간했다.

기록에 따르면 제주인들의 부산 이주는 1885년 김완수(구좌읍 월정리 출신)씨와 1887년 주희빈(함덕읍 출신) 씨가 최초라고 기록하고 있다. 이후 1946년 9월 제주도민회를 발족해 오늘까지 이어지고 있다.

부산제주도민회 부석규 사무국장은 "일제시대 제주 출신 해녀들이 목숨을 걸고 바닷속에서 채취한 해산물을 객주들과 육지인들이 착취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악습이 계속되자, 1963년 도민회를 중심으로'잠수권익옹호회'를 발족해 해녀들을 보호했다"며 "이때 부터 부산에서 제주도민회의 위상이 커지기 시작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이어 "같은 해 12월 영도잠수권익옹호회도 결성됐다. 그리고 이러한 폐단을 개선해 줄 것을 제주도 강우준 지사에게 강력하게 요청했다. 강 지사는 농림부 장관에게 건의해 '해녀에 대한 부당한 행위시정조치 결과' 얻어냈다"고 덧붙였다. 이때부터 제주도민의 결속력이 강화되고, 부산제주도민회회관도 건립되는 등 부산 영도구를 중심으로 제주출신들의 터전은 안정되었다고 설명했다.

도민회는 1966년 제우회관 건립 기금 조성을 위한 기성회 발족(회장 홍인봉)으로 이어졌, 1967년 제우회관 건립 부지 50평 매입과 1982년 현 도민회관 건물을 매입하며 재정이 든든해졌다.

이후 1970년와 1980년대 외항선원이 급증하자 제주 출신 청장년층이 생계를 위해 부산으로 몰려들었과 선원 가족들이 대거 이주하면서 제주인들의 정착 급증했다.

현재는 도민회 산하 4개 지회(남부지회, 서부지회, 중부지회, 영도지회) 3개 단체 ( 노인회, 청년회, 부녀회) 14개 시읍면민회. 2개 향우회. 11개 동문회, 45개 리동 친목회 등 총 79개 단체가 격년으로 '도민 체육대회 겸 가족 한마당축제' 친목을 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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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제주도민 노인회 부태완 회장이 창립 24주년 기념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부두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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