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시민권의 신성함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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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토안보부(DHS)와 산하기관 연방이민국(USCIS)은 18일(현지시간) 관보를 통해 현재 사용 중인 '2008년판' 시민권 시험을 폐지하고, '2020년판' 시험을 다시 도입한다고 밝혔다.
새로 부활하는 2020년판 시험은 문제은행이 128문항이다. 기존 2008년판의 100문항보다 많다.
출제 범위도 더 넓어진다. 헌법 수정 제10조, 연방주의자 논집, 아이젠하워 전 대통령과 알렉산더 해밀턴, 제임스 매디슨 같은 역사적 인물, 미국의 혁신 등이 새롭게 포함된다. 응시자는 20개 질문 중 12개 이상을 맞혀야 합격한다.
2020년판 시험은 트럼프 행정부 말기인 2020년 12월부터 시행됐다. 그러나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5개월 만인 2021년 5월 폐지됐다. 당국은 이번 재도입에 대해 "시험 문항 확대는 시민권자가 미국 사회에 더 깊이 동화하도록 돕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시민단체들은 시험 강화가 오히려 귀화 문턱을 높여 사회 통합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비판한다. 전국이민법센터(NILC)의 제니퍼 이바예스 휘틀록 선임 변호사는 "시험 범위 확대는 오래 거주한 이민자들의 시민권 취득을 더 어렵게 만들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별도로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최근 귀화 심사 전반을 강화하고 있다. 도덕성 평가 항목에 대한 심사를 엄격히 하고, 이웃이나 직장 동료 의견을 수집하는 '평판 조회'를 부활시켰다. 또한 소셜미디어 활동을 검토해 '반(反)미국적' 발언이나 활동 여부를 점검하도록 USCIS에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