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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코스피 4000·삼전 10만원 돌파… 마냥 반길 일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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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5. 10. 28. 00:01

코스피 지수가 사상 처음 종가 기준 4000선을 넘은 27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 코스피, 코스닥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연합
코스피가 27일 역사적인 4000선을 사상 처음 돌파하고, 대장주 삼성전자는 마의 10만원 고지를 넘어 첫 '10만 전자'를 달성했다. 미·중 관세전쟁이 사실상 1년 휴전에 들어갈 것이라는 호재가 전해진 데다 외국인들이 하반기 들어서만 17조원 이상 주식을 폭풍 매수한 덕분이다. 지난 6월 20일 코스피가 3000선을 돌파한 지 불과 3개월여 만에 4000선마저 훌쩍 뛰어넘은 것은 분명 반가운 소식이다.

수치로 본 증시 성적표는 놀랍다. 27일 종가기준으로 주요 20개국(G20)의 올해 주가지수 등락률을 비교한 결과, 코스피가 68.49% 급등해 단연 1위를 차지했다. 2위인 일본 닛케이225지수 상승률은 고작 26.61%에 그쳤다. 이러니 이젠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아니라 '코리아 프리미엄'이라는 얘기가 나올 법하다.

코스피 상승을 주도한 것은 역시 10년 만에 다시 슈퍼사이클(장기 호황)을 탔다는 반도체주다. 코스피가 3300을 넘어선 지난달 10일부터 이달 24일까지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시가총액은 370조원 증가했다. 이 중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쌍끌이 주식'이 끌어올린 시가총액만 120조원에 달했다. 부품·소재주까지 합치면 상승분의 절반을 반도체 업종이 독식했다. 긴 추석연휴 탓에 10월 들어 20일까지 전체 수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7.8% 감소했지만, 반도체 수출은 나 홀로 20% 증가했기에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다.

반면 같은 기간 승용차(-25%)를 중심으로 대미 수출은 24.7%나 급감했다. 이 같은 산업별 편차 탓에 최근 4개월새 코스피가 30% 급등하는 동안에도 상승종목보다 하락종목 수가 오히려 더 많았다. 특히 중대재해처벌법 강화와 잇단 부동산대책의 직격탄을 맞은 건설주, 중국 한한령 해제 기대감이 약화된 엔터주의 낙폭이 컸다.

사정이 이러하기에 코스피 4000선 돌파는 벌써 샴페인을 터뜨릴 정도로 마냥 반길 일만은 아니다. '꿈의 5000 고지'를 정복하기 위해서는 아직 넘어야 할 산들이 많기 때문이다. 잠재성장률을 크게 밑돌 것으로 예상되는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 풍부한 시중 유동성에 못 미치는 기업 실적, 3차 상법개정·노란봉투법·중대재해처벌법 등 반(反)기업법 강화 등이 대표적이다. '반도체 착시'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수출과 증시에서 반도체 의존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진 것도 정부가 풀어야 할 숙제다.

이재명 정부가 내세운 '코스피 5000시대'를 달성하려면 이달에만 8조6000억원 주식을 내다 판 개인투자자들 발길부터 되돌려야 한다. 1400만 개인투자자들이 소외된 외국인 '그들만의 잔치'로 전락해선 안 된다. 그러자면 당정이 배당소득 분리과세 최고세율 인하, 자사주 의무소각 등 반기업법 철폐, 자동차·철강 등 대미 수출관세율 인하를 위한 성공적인 한·미 관세협상 타결 등을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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