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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투★현장] ‘윗집 사람들’ 말맛으로 완성된 초밀착 심리전의 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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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혜 기자

승인 : 2025. 11. 25. 18:56

하정우·공효진·김동욱·이하늬 출연, 12월 3일 개봉
영화 '윗집 사람들' 주역들
김동욱(왼쪽부터)·공효진·이하늬·하정우/연합뉴스
층간소음으로 시작된 네 사람의 하룻밤 식탁이 묘한 긴장과 웃음을 만들어낸다.

25일 오후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언론시사회에는 연출과 주연을 맡은 하정우를 비롯해 이하늬·공효진·김동욱이 참석했다.

스페인 영화 '센티멘탈'을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윗집 부부와 아랫집 부부가 층간소음을 둘러싸고 한 자리에 모이면서 벌어지는 예측불허의 대화를 밀도 있게 담아낸다. 하정우의 네 번째 연출작이다.

행사에 앞서 고(故) 이순재를 추모하는 묵념이 진행됐다. 이후 배우들은 자신들이 구축한 부부 관계의 결에 대해 말을 이어갔다.

공효진은 아랫집 부부의 관계를 "겉으로는 친절하지만 서로의 감정을 숨기는 현대 부부의 형태"라고 설명했고, 김동욱은 "권태기에 빠진 부부를 상투적으로 만들지 않기 위해 주변 사례를 많이 참고했다"고 말했다.

반면 윗집 부부를 연기한 이하늬와 하정우는 서로를 '예측하기 어려운 남편과 그를 사회화시키는 아내'라는 구조로 이해했다. 이하늬는 김 선생에 대해 "어디로 튈지 모르는 사람이고, 수경은 그런 남편을 다루는 데 능숙한 인물"이라고 해석했다. 하정우는 "첫 호흡인데도 부부처럼 자연스러운 균형이 잡혀 연출자로서도 편안했다"고 말했다.

네 배우가 설명한 부부 관계의 결을 따라가다 보면 작품이 결국 웃음과 긴장이 뒤섞인 '부부의 농도'를 가장 솔직하게 드러내는 방향으로 흘러간다는 점이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작품의 '말맛'을 책임진 하정우는 원작보다 조금 더 적극적으로 감정을 드러내는 방향을 택했다고 밝혔다. "원작은 절제돼 있지만 한국 관객에게는 대사 리듬과 뉘앙스가 더 직접적으로 전달되길 바랐다"며 배우들의 말투·습관·톤을 관찰해 시나리오에 반영했다는 설명이다. 98%를 세트에서 촬영한 작품 특성상 배우들의 대사 호흡과 디테일이 중심이었고, 배우들은 연극적이면서도 영화적인 촬영 경험이었다.

대사량이 많은 영화임에도 전 장면 자막을 적용한 이유 역시 직접 설명했다. 하정우는 "최근 관객들이 대사가 잘 들리지 않는다고 말해왔다"며 "놓쳐서는 안 될 말들이 많아 처음으로 전체 자막을 도입했다"고 말했다. 원작에는 없던 요가·요리 장면을 새롭게 넣은 것도 "캐릭터의 에너지와 온도를 드러내기 위한 장치"였다고 덧붙였다.

관전 포인트를 묻는 질문에는 네 배우 모두 관객이 자신의 위치를 자연스럽게 대입할 수 있는 영화라고 답했다. 공효진은 "부부가 보면 '거봐'라는 감정이 분명 있을 것"이라고 말했고, 김동욱은 "각자가 다른 지점을 발견해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네 사람 모두 서로를 포옹하는 장면을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꼽으며, 촬영 당시 감정이 북받쳐 눈물을 참았던 경험을 공유했다.

현장에서 즉흥적으로 탄생한 장면들도 많았다. 아파트 안내 방송이 갑자기 들려오는 신, 요가 장면의 고속촬영 아이디어 등이 배우들의 제안으로 바로 반영됐다. 하정우는 "원작의 구조는 유지하되 한국 관객이 더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감정의 박자를 만들고 싶었다"고 정리했다.

캐스팅 과정에 대해 하정우는 "문어체 대사를 자연스럽게 풀어낼 수 있는 배우가 필요했다"며 "가장 먼저 공효진을 떠올렸고, 논의 끝에 김동욱이 합류했다"고 말했다. 이하늬 캐스팅은 캐릭터의 나이대와 톤을 고민한 끝에 결정됐다고 밝혔다. 엔딩의 특별출연진에 대해서도 "예상을 깨는 조합을 만들고 싶어 가장 고민이 많았던 장면"이라고 설명했다.

'윗집 사람들'은 12월 3일 개봉한다.
이다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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