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인터뷰] 전인범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 “대한민국 전환의 해… 소수 의견 존중하는 사회로 나가야”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60102010000360

글자크기

닫기

김채연 기자

승인 : 2026. 01. 01. 17:43

내란 실행 세력들 용서 여지 없어
상급자 부당한 명령 자체 없어야
국제 분쟁, 혐오로 이어져선 안돼
다수결로 밀어붙이면 부작용 생겨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 인터뷰5
전인범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지난달 30일 아시아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정재훈 기자
12·3 비상계엄 사태로 우리 군은 국민의 신뢰에 치명적인 상처를 남겼다. 헌정 질서 수호자로서 국민의 생명을 지켜야 할 군은 민의의 전당인 국회와 국민에게 총부리를 겨누며 역사에 오명을 남겼다. 전인범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육사 37기·예비역 육군준장)은 비상계엄에 가담한 이들에 대해 용서의 여지가 없다면서도 무너진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는 것이 군과 사회의 책무라고 강조했다. 본지는 '참군인'으로 명성을 떨친 전 전 사령관을 만나, 우리가 어떤 사회로 나아가야 하는지에 대해 직접 물었다. <편집자 주>

2025년은 '내우외환(內憂外患)'의 해였다. 안으로는 정치·사법·군을 둘러싼 갈등과 불신이 사회를 갈라놓고, 밖으로는 미중 갈등과 관세 장벽이 한반도를 압박했다. 2026년, 대한민국은 갈림길에 서있다. 양극화 사회로 전락할 것인지 아니면 사회통합과 화합의 길로 나아갈 것인지.

전인범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은 2026년을 '전환의 초입'이라 규정했다. 우리가 어떤 사회로 나아갈지를 가르는 분기점이 될 것이란 진단이다. 그는 "큰 전환이 진행되고 있지만 어디로 가고 있는지는 아직 불분명하다"며 "이럴 때일수록 다시 민주주의의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 전 사령관이 꼽은 민주주의의 핵심 원칙은 '소수에 대한 존중'이다. 그는 "다수의 힘으로 밀어붙이는 방식은 반드시 부작용을 낳고, 사회를 더 깊이 갈라놓는다"고 지적했다. 소수 의견과 약자의 목소리를 존중하지 않는 민주주의는 지속될 수 없다는 것이다.

전 전 사령관은 27사단 사단장, 한미연합군사령부 작전참모차장, 특전사령관을 지낸 뒤 제1야전군사령부 부사령관을 끝으로 35년간 입었던 군복을 벗었다. 군의 최전선에서도 그는 '힘이 누구를 향해야 하는가'를 끊임없이 고민해온 인물이다. 그는 스스로를 두고 "부하에게 충성한 지휘관"이라고 평가했다. 사단장 시절 그는 병사들의 열악한 보급 실태를 개선하기 위해 상급자 앞에서 입에 슬리퍼를 물고 항의해 '슬리퍼 장군'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군의 내란 가담, 국민도 구분해야

12·3 비상계엄 사태로 군 수뇌부들이 줄줄이 법정에 서면서 군의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국민적 불신이 극에 달했다. 그러나 전 전 사령관은 이 문제를 흑백 논리로 접근해선 안된다고 당부했다. 그는 "내란을 기획하고 실행하려 했던 극소수는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한다. 용서의 여지가 없다"면서도 "단순히 명령에 응했다는 이유만으로 모두를 내란동조 세력으로 보면 안된다. 오히려 당시 다수의 군인들이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고민 속에서 소극적으로 행동했기 때문에 더 큰 참사가 발생하지 않았다. 군의 사기가 바닥인데 빈대를 잡으려다 초가삼간을 태워선 안된다"고 평가했다.

여당은 12·3 비상계엄 사태를 계기로 위법하고 부당한 명령에 대한 군인들의 거부권을 보장하는 취지의 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국방부는 군인복무기본법 제25조(명령 복종의 의무)에 '단, 명령이 명백히 위법한 경우에는 거부할 수 있으며, 이를 이유로 인사상 불이익한 처우를 받지 아니한다'라는 문구를 첨부하자는 의견을 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적법하고 정당한 명령만 따른다'는 원칙은 문구로만 없을 뿐, 이미 군 내부에서 적용돼 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말 중요한 것은 하급자가 명령을 거부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상급자가 애초에 불법적이고 부당한 명령을 내리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제 정세 불안…혐오로 이어져선 안돼

전 전 사령관은 미중 갈등 등 국제사회의 불확실성에 대해선 "우리는 빨려들고 싶지 않지만, 사실상 피할 수 없다"며 "일부에서는 중국을 잘 설득하면 한반도의 안정이 유지될 수 있다고 말하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중국은 공산주의 체제로 우리와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진단했다.

다만 그는 이 같은 국제적 긴장 상황이 혐오와 분열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전 전 사령관은 "어떠한 형태의 혐오 활동도 찬성하지 않는다"며 "중국, 미국, 장애인, 동성애자, 기독교 등 어떤 것도 혐오의 대상이 될 순 없다"고 강조했다.

◇민주주의의 회복…'Agree to Disagree'

전 전 사령관은 우리 사회가 'Agree to Disagree' 정신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로 의견이 다르다는 점에 동의하는 태도', 즉 서로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이 상대방을 존중하면, 한 가지 결론에 도달하지 않아도 공존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는 "한국 사회는 작은 공동체"라며 "서로를 존중하면서 상대방에게 행복할 권리, 안전할 권리가 있음을 항상 고려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민주주의가 결코 다수결의 원칙으로만 실현될 수 없음을 강조했다. 그는 "다수결의 원칙은 어쩌면 최후의 수단"이라며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소수의 의견을 존중하는 것"이라면서 "다수결로 밀어붙이기만 하면 반드시 부작용이 생기고 오래 갈 수 없다. 민주주의 교육을 통해 소수 의견을 존중하는 성숙한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채연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