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소비 시장을 설명하는 키워드로 '필코노미(Feelconomy)'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감정(Feel)과 경제(Economy)의 합성어로, 소비자가 합리적 효용보다 기분을 관리하고 정서적 만족을 얻기 위해 지출하는 소비를 뜻합니다. 물건을 사는 행위 자체보다 그 과정에서 느끼는 위로·즐거움·전환의 감정이 소비의 핵심 동기가 되는 흐름입니다.
필코노미 소비는 필요에 따른 선택이라기보다 감정에 대한 반응에 가깝습니다. "우울해서 빵을 샀다" "기분 전환을 위해 작은 선물을 했다"는 표현처럼 감정이 소비의 직접적인 이유가 되는 것입니다. 이 경우 소비는 문제 해결 수단이 아니라, 감정 상태를 조절하는 역할을 합니다.
고가 명품보다 일상 소비재 영역에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는 양상입니다. 가방에 키링을 달아 취향을 표현하거나, 한정판 굿즈를 구매하며 소소한 만족을 얻는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최근 서울 성수동 일대에서 잇따라 열리는 팝업스토어 역시 제품 판매보다 체험에 초점을 맞추는 경우가 많습니다. 포토존, AR 체험, 한정 굿즈 등을 결합해 방문 자체가 하나의 경험이 되도록 구성하고, 체험과 공유 과정이 소비로 이어지도록 설계합니다.
편의점 업계에서는 GS25가 출시한 바 타입 아이스크림 '메롱바'가 이러한 흐름을 보여줍니다. '메롱'하는 표정을 형상화한 디자인과 녹지 않고 젤리 형태로 변하는 콘셉트로 소셜미디어(SNS)에서 화제를 모았고, 이 같은 관심이 구매로 이어졌습니다. 메롱바는 출시 두 달여 만에 누적 판매량 500만 개를 기록하며 GS25 아이스크림 매출 1위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흥행 배경으로는 맛이나 가격 경쟁력보다 재미와 공유가 가능한 소비 경험이 지목됩니다. 소비자가 아이스크림이라는 상품보다 잠시 웃을 수 있는 순간과 이야깃거리를 소비했다는 해석입니다. 이러한 감정 기반 소비는 경험과 공감을 중시하는 Z세대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필코노미가 불황기 소비 위축과는 다른 흐름이라고 설명합니다. 지출 규모는 줄어들 수 있지만, 감정을 자극하는 상품에는 소비가 이어진다는 것입니다. 저서 '트렌드 코리아 2026'에서 필코노미를 올해 소비 흐름으로 꼽은 김난도 서울대학교 명예교수는 출간 간담회에서 "기분이 돈이 된다"며 "소비자의 기분을 살피고 배려하는 기업과 서비스가 성공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