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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단체화 숙원 이룬 중개協…‘악질 중개사’ 퇴출 길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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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준 기자

승인 : 2026. 02. 01. 13:53

전세사기 여파 따른 신뢰도 하락 속 분위기 반전 여부 촉각
"윤리 규정 제·개정, 회원 징계 등 자정 작용 기반 마련"
2년차 맞은 김종호 회장 리더십 강화 예상
프롭테크 업계 우려도 커져…"상생 방안 필요"
서울 송파구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서울 송파구 한 공인중개사무소에 내걸린 전월세 매물 안내문 앞으로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연합뉴스
전국 공인중개사 약 11만명을 회원으로 둔 국내 최대 부동산 중개 단체인 한국공인중개사협회(이하 협회)가 27년 만에 법정단체 지위를 확보했다. 협회 내부에서는 이번 전환을 계기로 부동산 중개시장 질서 정상화를 위한 제도적 기반이 마련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와의 협의를 전제로 전세사기 등 불법·편법 행위로 시장을 교란해온 이른바 '악질 중개사'를 제도적으로 걸러낼 수 있는 중장기적 여건이 갖춰졌다는 주장이다. 다만 경쟁 관계에 있는 프롭테크 업계와의 갈등 해소는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로 지목된다.

1일 부동산 중개업계에 따르면 지난 29일 국회 본회의에서 협회를 법정단체로 지정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공인중개사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작년 7월 여야 국토교통위원회 간사인 복기왕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권영진 국민의힘 의원이 공동 발의한 이후 약 6개월 만에 국회 문턱을 넘은 것이다.

법정단체 지정은 협회가 그동안 최우선으로 추진해 온 과제로 꼽힌다. 임의단체에 머물렀던 기존 체제에서는 회원 관리와 윤리 규율에 한계가 있었지만, 법정단체 지위를 확보하면서 공인중개사 직무윤리 확립과 자율 규제 기능을 제도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는 평가다.

특히 부동산 침체기 보증금 미반환 등 전세사기 사태가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며 중개업계 전반의 신뢰도는 크게 하락했다. 그동안 무자격 중개와 허위·과장 광고, 공모형 전세사기 등 일부 중개사의 일탈을 제도적으로 통제할 수단이 미흡했던 만큼, 이번 법안 통과가 실수요자 신뢰 회복의 분기점이 될 것으로 협회는 보고 있다.

협회는 법정단체 지위 확보로 윤리 규정의 제·개정과 회원 징계, 자정 활동을 공식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실질적인 자정 활동에 나서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인 윤리 규정 신설과 징계 권한 범위, 행정 제재와의 연계 방안 등을 두고 국토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만큼, 까다로운 과정의 협의가 수반돼야 해서다.

협회 관계자는 "앞으로 윤리 규정이 어떻게 마련되느냐에 따라 제도의 실효성이 결정될 것"이라며 "국민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는 한편, 선량한 공인중개사를 보호하고 무등록자나 반복적으로 문제를 일으키는 악질 중개사를 어떻게 걸러낼지에 대한 논의를 본격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협회의 이번 법정단체 전환은 김종호 회장의 핵심 공약이 현실화됐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김 회장은 그동안 법정단체화를 통해 공인중개사의 사회적 위상과 내부 자정 기능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을 밝혀왔다. 업계 안팎에서는 임기 반환점을 돌기도 전에 협회의 최대 과제를 해결한 만큼 향후 김 회장의 리더십에 힘이 실릴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3년 임기로 취임해 아직 약 2년의 임기를 남겨두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협회 출범 이후 첫 연임 가능성을 거론하는 시각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한편 프롭테크 업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법정단체 지위 획득을 기반으로 협회의 영향력이 급격히 커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향후 중개 플랫폼 운영 기업과의 마찰도 커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김 회장은 선거 당시 '당근마켓 등 직거래(플랫폼) 격파'를 핵심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전통 중개업계와 프롭테크 업계 간 갈등이 격화되지 않도록 이해관계자 간 상생 방안 논의가 충분히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 프롭테크 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거래 위축 및 중개 플랫폼 서비스 고도화 영향으로 전통 중개사들의 수익 기반이 흔들리고 있는 상황인 만큼, 프롭테크 업계에 날을 세우는 듯한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며 "시대적 흐름에 맞춰 역할 분담과 협력 모델을 모색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이어졌으면 한다"고 토로했다.
전원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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