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된 수돗물 불신 속 '부와 건강' 상징으로 부상
타타그룹 등 대기업·유명 배우 잇따라 시장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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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델리의 고급 식료품점에서는 최근 '워터 소믈리에'가 주재하는 물 시음 행사가 열렸다. 참가자들은 프랑스산 에비앙, 페리에, 이탈리아산 산펠레그리노 등 다양한 프리미엄 생수를 작은 잔에 담아 미네랄 함량과 탄산도, 염도 등을 평가했다. 행사를 주관한 인도 최연소 워터 소믈리에 아반티 메타(32)는 "물마다 맛이 다르며 영양학적 가치를 고려해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격 격차는 극명하다. 인도 서민들이 주로 마시는 일반 생수 한 병은 약 20센트(약 290원)인 반면, 현지 프리미엄 브랜드는 1달러(약 1450원), 수입 생수는 3달러(약 4300원) 이상에 팔린다. 미국 뉴욕에서 수입된 '사라토가 스프링 워터'의 경우 355ml 한 병이 799루피(1만 2600원)에 달하지만, 입고 며칠 만에 품절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부유층에게 고가 생수는 단순한 식수를 넘어 건강과 지위를 나타내는 수단이다. 부동산 개발업자 B.S. 바트라(49)는 "가족의 건강을 위해 집에서 위스키를 마시거나 스무디를 만들 때도 미네랄이 풍부한 프리미엄 생수만 사용한다"고 전했다.
프리미엄 생수가 부의 상징이자 건강 트렌드로 떠오르며 인도 내 프리미엄 생수 시장 규모도 4억 달러(5808억 원)에 달할 정도로 급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인도 전체 생수 시장은 연간 약 50억 달러(7조 2600 원) 규모로, 매년 24%씩 성장하고 있다. 이는 연 4~5% 성장에 그치는 미국이나 중국 시장과 대조적이다. 특히 프리미엄 생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1%에서 지난해 8%로 급증하며 시장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기업들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인도 최대 기업 중 하나인 타타그룹은 히말라야 청정지역 수원지를 확보해 프리미엄 생수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으며, 탄산수 출시도 계획 중이다. 발리우드 유명 배우 부미 페드네카르도 최근 프리미엄 생수 브랜드 백베이를 론칭하며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러한 현상의 이면에는 인도의 심각한 수질 오염 문제가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인도 지하수의 약 70%가 오염된 상태이며, 지난 12월 인도르시(市)에서는 오염된 수돗물을 마신 주민 16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수닐 디소자 타타 소비재 부문 CEO는 "건강에 관심이 많고 가격에 구애받지 않는 부유층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며 "프리미엄 생수 사업의 성장 잠재력은 매우 크다"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