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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효자동 상권, 돌아온 靑 특수 없다…남겨진 용산 상권도 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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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 기자 | 손승현 기자

승인 : 2026. 02. 05. 22:04

효자동 일대 상권 기대했던 청와대 특수 없어
시위대 도로 점거에 방문객 발길 끊겨
李 대통령 지시에도 변화 없어
대통령실 떠난 용산 상권도 침체
임대료는 올랐지만 유동 인구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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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자동 일대 식당가. 청와대 직원 할인 문구가 가게 앞에 붙어있다. /김태훈·손승현 기자
"요즘 사람이 없네요."

4일 서울 종로구 효자동에서 한식집을 운영하는 김광재씨(64)는 빈 테이블을 훑어보며 이렇게 말했다. 기대했던 '청와대 특수'는 없었다. 점심시간인데도 식당가는 한산했다.

김씨 가게를 찾는 손님은 하루 70명 안팎이다. 그는 "청와대 직원·경찰관을 대상으로 전 메뉴를 1만원에 제공하는 할인까지 하고 있지만, 체감 경기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청와대가 개방됐을 때만 해도 이 일대를 찾는 발길이 많았다. 하루 손님도 지금의 2배인 150명선이었다. 방문객이 몰리면서 식당과 시장 상점들이 그나마 숨통을 틔울 수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8월 청와대 개방이 중단되면서 상권은 급격히 식어버렸다.

이런 상황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청와대 복귀 소식은 상인들에게 다시 한번 기대를 품게 했다. 청와대 근무 인원이 늘어나면 점심 수요라도 살아나지 않겠느냐는 계산에서다. 실제로 이 대통령은 지난 1월 29일 청와대 직원을 대상으로 "매주 수요일은 바깥에 나가 식사하라"고 지시했다. 4일은 이 지시가 내려진 이후 처음 맞는 수요일이었다.

그러나 이날 현장에서 마주한 풍경은 달랐다. 통인시장 내 만둣집 사장 전순명씨는 "청와대 복귀 이후 손님이 크게 줄었다"며 "만두를 미리 쪄 둘 엄두도 못 낸다"고 말했다. 이어 "박리다매로 장사하니 부담이 더 크다"고 덧붙였다.

통인시장 상인회 관계자는 "청와대 복귀 이후 시위대가 시장 입구 도로를 점거하면서 방문객이 줄었다"며 "상인들 사이에서 매출 감소 불만이 계속 나온다"고 전했다. 그는 "시장 내 식당뿐 아니라, 인근 식당에 채소와 고기를 납품하던 상인들까지 발주가 줄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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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일대 식당가. 점심시간에도 거리에 사람이 없다. /김태훈 기자
같은 날 오후 12시께 서울 용산구 한강로 일대. 뒷골목 식당가에서는 점심시간임에도 거리가 텅 비어 있었다. '영업 중' 안내문이 붙은 창문 너머로는 빈 테이블만 보였다. 더구나 도로변에는 1·29 주택 공급 대책을 규탄하는 근조화환이 줄지어 서 있었다. 거리 전체가 죽은 듯한 모습은 마치 '유령 동네'를 연상케 했다.

이곳에서 23년째 칼국숫집을 운영하는 진선일씨(64)는 "우리 가게는 직장인 점심 손님이 주고객이라 청와대 복귀 이후 손님 감소 체감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용리단길에 젊은 사람들이 온다고 해도 카페나 술집으로 가지, 이런 식당까지는 잘 안온다"며 "용산 대통령실 시절 오른 임대료는 그대로인데 손님만 빠진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인근 감자탕집 사장 신덕순씨(67)는 점심 '대통령실 특수'를 노리고 3년 전 이곳으로 가게를 옮겼다. 신씨는 "이 대통령의 청와대 복귀 발언 이후 손님이 점점 줄어 인건비를 감당할 수 없게 되자 지난 1월 1일자로 직원 전부를 퇴직금 주고 내보냈다"며 "음식값도 1000원씩 올릴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놨다.

인근 부동산 업자 A씨는 "대통령실 이전 이후 상가 월세가 대부분 2~3배씩 뛰었다"며 "한때 용리단길 인기로 월세를 올려도 들어오겠다는 상인이 많았지만, 지금은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고 말했다. 그는 "한 번 오른 상가 임대료는 쉽게 내려오지 않는다"며 "임대료는 그대로인데 매출만 빠지니 폐업하는 가게들이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근 회사원 김민규씨(27)는 "좋아하던 국밥집이 얼마 전에 문을 닫았다"며 "1년 전만 해도 줄 서서 먹던 집들이었는데 요즘은 점심시간에도 그냥 들어갈 수 있는 곳이 많다"고 말했다.

이에 용산 소상공인연합회는 상권 회복을 위한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연합회 관계자는 "청와대 복귀 등으로 용산 상권이 크게 휘청였다"며 "임대료 부담은 오르고 유동 인구는 줄어든 상태라 현장에서 체감하는 어려움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임대료 부담을 완화하고, 발길을 다시 끌어올릴 수 있는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국회에 요구를 전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태훈 기자
손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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