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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맏형 김상겸’, 10대 메달 잔치 속 빛난 ‘관록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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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현빈 기자

승인 : 2026. 02. 15. 07:08

한국의 올림픽 통산 400번째 메달
1989년생 김상겸, 세 번의 올림픽
10대들 메달 행진 속 30대 후반
베테랑의 힘, 포기하지 않는 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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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보드 평행대회전에서 3전4기 만에 올림픽 은메달을 딴 김상겸. /연합
한국의 동하계 올림픽 통산 400번째 메달의 주인공 김상겸(37·하이원)이 10대들의 맹활약 속 베타랑의 품격을 보여줬다. 김상겸은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서 남자 스노보드 평행대회전 은메달을 따며 이번 대회 한국 대표팀의 첫 메달 주인공이 됐다. 맏형이 보여주니 10대 동생들이 펄펄 날았다. 김상겸의 은메달을 시작으로 금 1개·동 2개를 최가온(17·세화여고)·유승은(18·성복고)·임종언(18·고양시청)이 나머지 한국의 메달을 책임졌다.

맏형이 보여주니, 10대들의 기세가 오른 모양새다. 김상겸은 이번이 자신의 4번째 올림픽으로 그간 메달권 진입을 한 번도 하지 못한 선수였다. 당연히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졌고 이번 올림픽에서도 메달을 기대한 선수는 아니었다. 하지만 김상겸은 놀라운 기세로 결승까지 파죽지세로 올랐다.

김상겸은 대부분의 경기를 블루 레인에서 경기를 펼치며 심리적으로 편안한 상태에서 레이스를 펼쳤다. 8강전이 백미였다. 8강에선 세계 최강 롤란드 피슈날러(45·이탈리아)와 맞붙으며 준결승 진출이 힘들어보였다. 하지만 피슈날러가 중간에 실수하며 김상겸이 준결승으로 갔다. 메달 진입권인 4강에서도 불가리아의 젊은피 테르벨 잠피로프를 누르고 당당히 결승에 올랐다. 김상겸이 최소 은메달을 확보한 순간이다.

김상겸은 '배추보이' 이상호(31·하이원)의 그늘에 가려져 많은 주목을 받진 못했지만 자신의 4번째 올림픽에서 기회를 잡았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는 자가 기회를 잡는다는 만고불변의 진리를 대표팀의 맏형이 제대로 보여준 셈이다.

김상겸은 자신의 인생 첫 메달이자 한국 올림픽사의 통산 400번째 메달이라는 금자탑을 쌓고도 생각보다 무덤덤했다. 하지만 오랜 시간 기다려준 아내를 생각하자 말을 잇지 못하고 눈물을 보였다. 김상겸은 메달을 따고도 차분한 분위기에서 자신의 올림픽 메달을 자축했다. 냉철하고 차분한 성격이 보이는 대목이다. 이런 점은 김상겸이 쌓아 올린 올림픽 경험과 관록이 더해져 은메달이란 성과로 돌아왔다.

김상겸의 다음 목표는 차기 올림픽에서의 금메달이다. 차기 대회 시점에 한국 나이로 42세가 되는 김상겸은 여전히 포기할 줄을 모른다. 40대 중반까지 전성기 기량으로 경쟁하는 평행대회전 종목 특성상 김상겸의 도전은 끝나지 않았다.

다만 평행대회전의 차기 대회 정식종목 제외 가능성은 변수다. 김상겸을 비롯한 평행대회전 선수들은 종목 폐지 가능성에 반발하며 단시간 내 속도와 시간 기록으로 승부를 결정하는 평행대회전의 스릴과 짜릿함을 강조하고 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경기장 마련이 어렵고 상대적으로 고령의 선수들이 많은 점을 이유로 정식 종목에서 평행대회전을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김상겸은 이에 반대하는 캠페인을 주도하며 평행대회전이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지속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고 있다. 김상겸은 "앞으로 이 종목에 많은 관심과 사랑이 있으면 폐지되지 않을 것"이라며 "지금 선수들이 많은 캠페인을 하고 있기도 해서 저는 80% 이상은 종목이 없어지는 걸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상겸은 은메달을 걸고 귀국한 자리에서 "앞으로 더 큰 목표는 당연히 금메달"이라며 "몸이 허락한다면 올림픽에 두 번 정도는 더 도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상겸의 라스트댄스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천현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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