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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최전선에서 치안 사수…기동순찰대 명절 순찰 동행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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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 기자

승인 : 2026. 02. 15. 07:00

13일 설 명절 앞둔 서울 고속버스터미널
시민 민원·노숙인 안내 등 이어져
상인들에게 주의 사항 당부하기도
"치안은 경찰과 시민이 함께 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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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서울 서초구 고속버스터미널. 지하상가 초입 노숙인에게 기순대원들이 안내를 하고 있다. /김태훈 기자
검찰청 폐지를 앞두고 경찰이 명실상부한 수사기관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그러나 경찰의 본연의 임무는 '민생'과 '치안'이다. 사건 이후의 수사 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사건을 미리 예방하는 일이다. 기동순찰대(기순대)는 치안의 최전선에서 오늘도 주어진 임무를 수행한다.

기순대는 신고가 접수되기 전부터 다중 운집 지역과 범죄 취약 지역을 중심으로 순찰하며 위험 요소를 점검한다. 사건·사고 대응은 물론 질서 유지·취약계층 보호까지 업무 범위가 넓다. 한 가지 역할에만 머물지 않는다는 점에서 현장에서는 이들을 두고 '전천후 미드필더'라고 부른다. 기순대는 한때 조직 개편 과정에서 역할이 축소됐다가 이상동기 범죄 증가에 따라 치안 수요가 늘면서 지난 2024년 2월 다시 전면에 배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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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서울 서초구 고속버스터미널. 한 시민이 핸드폰을 분실했다며 기순대에게 도움을 청하고 있다. /김태훈 기자
13일 오후 2시께 서울 서초구 고속버스터미널. 역사 안은 명절을 앞두고 귀성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캐리어를 끌고 이동하는 사람들, 매표 창구 앞에 늘어선 줄, 가게 앞까지 물건을 진열하는 상인들로 뒤섞이며 분주했다. 서울경찰청(서울청) 기순4대 1팀은 인파 사이를 오가며 터미널 안팎을 순찰하고 있었다. 임규삼 경정이 이끄는 이 팀은 서울청 소속 48개 기순팀 가운데 2년 연속 평가 1위를 기록한 이른바 '마스터 팀'이다.

순찰이 시작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한 청년이 다급한 얼굴로 대원들에게 다가왔다. 대학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을 마치고 고향 부산으로 내려가려던 새내기 윤모씨(19)였다. 핸드폰을 분실했다는 것이다. 버스 출발까지 남은 시간은 한 시간도 채 되지 않았다. 부팀장은 곧바로 윤씨의 번호로 전화를 걸었고, 다른 대원들은 윤씨가 이동한 동선을 따라 수색에 나섰다. 이 덕에 5분여 만에 윤씨는 핸드폰을 되찾았다. 그는 "순간 어쩔 줄 몰라서 정신이 하나도 없었는데, 앞에 경찰이 보여서 도움을 청했다"며 연신 감사 인사를 전했다.

터미널 지하상가 초입에서는 노숙인을 만났다. 대원들은 제지하기보다 "식사는 하셨습니까"라고 먼저 말을 건넸다. 노숙인이 대답을 피하자 "도움이 필요하시면 경찰에게 요청하셔도 된다"고 차분히 설명했다. 임 팀장은 "날이 추워지면 터미널 안으로 노숙인들이 들어오는 경우가 많다"며 "순찰 중에 발견하면 지자체와 연계해 지원받을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하상가 순찰도 이어졌다. 유동 인구가 많은 만큼 결제하지 않고 물건을 들고 달아나는 소액 절도가 적지 않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상인 중에는 금액이 적다는 이유로 신고를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기순대는 상인들에게 "금액과 상관없이 모두 사건 접수가 된다"며 신고 절차를 재차 안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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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서울 서초구 고속버스터미널. 기순대원들이 금은방 상인들을 찾아 비상시 대응 요령을 설명하고 있다. /김태훈 기자
터미널 안 귀금속 상점가도 찾았다. 최근 금값 상승으로 절도 범죄에 대한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대원들은 상인들에게 주의 사항을 전달하고 비상 대응 요령을 설명했다. 강남귀금속타운 상인회장 이범욱씨(68)는 "매번 경찰에서 이렇게 신경을 써주니 마음이 놓인다"며 "명절 이후에는 버튼만 누르면 자동으로 인근 지구대로 신고가 들어가는 시스템을 상가에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순찰 중 담배꽁초를 무단 투기한 시민 2명도 적발됐다. 대원들은 신원을 확인한 뒤 계도 조치 했다. 한 대원은 "이런 신원 확인 과정에서 수배자가 검거되는 경우가 많다"며 "그래서 사소한 위반이라도 허투루 넘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임규삼 팀장은 "치안은 경찰만의 일이 아니라 시민과 함께 만드는 것"이라며 "기본 질서를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명절 연휴라고 해서 현장을 비울 수 없다"며 "시민들이 오가는 곳이라면 어디든 경찰이 있다는 걸 느낄 수 있도록 일선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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