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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잠수함 사업 변수된 현대차… 생산기지 투자 압박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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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대의 기자

승인 : 2026. 02. 20. 08:28

캐나다 잠수함 사업, 방산 넘어 산업 패키지 경쟁으로 확대
독일 '자동차 생산기지 포함' 제안…한국도 유사 전략 검토
현대차, 수소 협력 외 직접 제안 제한…정부 기대와 온도차
ChatGPT Image 2026년 2월 19일 오후 04_04_55
챗GPT 그래픽
'캐나다 차세대 잠수함 사업(CPSP·Canadian Patrol Submarine Project)'이 단순 무기 도입 경쟁을 넘어 국가 간 산업 패키지 경쟁으로 확전되면서 현대자동차그룹이 예상치 못한 부담을 떠안는 모양새다. 독일과 한국 간 경쟁 구도가 '잠수함 성능'이 아닌 '현지 산업 투자'로 이동하면서 자동차 생산기지 문제가 협상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3월 2일 최종 제안서 제출 마감 후 5월 또는 6월 사업자 발표가 예정된 약 60조원 규모로 추산되는 CPSP 사업에서 독일 측은 잠수함 기술 이전뿐 아니라 자동차 생산 기반 구축을 포함한 산업 패키지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정부 역시 자동차 생산기지 구축 가능성을 포함한 광범위한 협력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현대차그룹이 협상 전면으로 떠밀리고 있다는 점이다. 독일은 기존 제조업 기반과 유럽 산업망을 활용해 방산·자동차·기술 이전을 묶은 '통합 산업 패키지'를 강조하고 있다. 캐나다 정부가 국방 조달에서 산업 효과와 일자리 창출을 핵심 평가 기준으로 삼는 만큼, 단순한 잠수함 성능 비교만으로는 경쟁력이 제한적이라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CPSP 조달 업무 최고 책임자인 스티븐 퓨어 캐나다 국방조달 특임장관은 최근 한국을 방문해 이 같은 속내를 드러냈다. 그는 지난 2일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우리는 처음부터 두 나라(한국·독일)의 잠수함이 캐나다 해군이 요구하는 필수 요건을 모두 충족한다고 명확히 밝혀왔다"며 "이번 구매 사업의 핵심은 비용, 일정, 그리고 캐나다에 미치는 경제적 이익이다"고 강조했다. 이는 캐나다에 경제적 이익을 극대화하는 산업적 토대를 제안하는 국가에 대해 최종 사업자로 선정하겠다는 의미로, 한국 측에 자동차 생산기지 투자 요구를 한 것으로 해석된다.

정부 측에서는 독일의 산업 패키지에 대응하기 위해 자동차 생산시설 또는 유사한 제조 투자 카드를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강훈식 청와대 비서실장은 지난 14일 한 유튜브 채널에서 "독일엔 폭스바겐이 있고, 우리는 현대자동차가 있는데 자기 나라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을 내놓고 검증하고 확인하는 작업이 진행될 것으로 예측된다"고 언급했다. 이는 캐나다가 국방사업을 통해 산업 생태계 확장을 노리는 만큼 현대차그룹의 제조 기반은 강력한 협상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현대차그룹 입장에서는 상황이 녹록치 않다. 현대차는 과거 1989년 캐나다 퀘벡에 생산공장을 설립했다가 생산성 문제와 시장 환경 변화로 약 4년 만에 철수한 경험이 있다. 현재 캐나다에서 현대차그룹 판매량은 연간 약 26만대 수준, 시장 점유율도 약 10% 내외에 그쳐 현지 생산 공장 건설의 경제적 타당성이 높지 않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특히 이번 협상 과정에서 현대차그룹이 캐나다에 제안한 산업 협력안은 '수소 생태계 공동 조성'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점도 변수다. 수소 생산·운송·활용 기술 협력을 중심으로 한 에너지 전환 협력 모델을 제시했지만, 자동차 생산시설과 같은 대규모 제조 투자 계획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즉 정부 기대와 기업 전략 사이에 간극이 존재하는 셈이다.

채우석(육사 28기·예비역 육군 준장) 한국방위산업학회 이사장은 "지난해 캐나다 측과 공동학회 개최 등을 통해 교류하면서 느낀 점은 캐나다가 이번 잠수함 사업을 고리로 자동차 산업 등 경제적 이익을 최대로 하는 방향으로 생각하고 있었다"면서 "그렇다고 해서 투자 대비 리스크가 큰 자동차 생산기지 건설을 현대차그룹에 강제하기도 어려운 것 아니겠냐"라고 지적했다.
한대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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