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직후 체감은 경제보다 돌봄
경력단절 25.1%, 취업 전환은 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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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2024년 출산 경험이 있는 여성 1003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8월 18일부터 9월 1일까지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양육의 어려움으로 '육체적·정신적으로 힘듦'을 선택한 비율이 48.8%로 가장 높았다. 이어 '비용이 많이 듦'(18.0%), '일과 자녀 양육 병행의 어려움'(17.8%) 순이었다.
첫째 출산 여부에 따라 체감 강도도 달랐다. 조사 대상 1003명 중 첫째 출산은 738명, 둘째 이상 출산은 265명이었다. '육체적·정신적으로 힘듦'은 첫째 출산에서 50.1%로 절반을 넘었고, 둘째 이상 출산에서는 45.2%로 다소 낮았다. 반면 '비용이 많이 듦'은 첫째 출산(16.7%)보다 둘째 이상 출산(21.6%)에서 높았다. 자녀 수가 늘수록 비용 부담이 커지는 흐름이 나타났다.
현장에서는 경제적 부담보다 육아 초기의 신체적·정서적 부담이 더 크게 체감된다는 반응이 나온다. 서울 마포구에 사는 직장인 A씨(출산 10개월·첫째)는 "출산 전에는 돈이 걱정이었지만, 막상 낳고 나니 통장보다 먼저 바닥나는 게 체력"이라며 "밤잠이 쪼개지고 수유·재우기·기저귀로 하루가 사라지면서 마음이 날카로워지고 죄책감까지 따라온다"고 말했다. 경기 수원시의 B씨(출산 7개월·둘째)는 "첫째 교육·돌봄 비용이 이미 나가는 상태에서 둘째 비용이 얹히면서 가계가 확 꺾인다"며 "일을 계속해야 버티는데 어린이집 대기, 아이가 아픈 날, 갑자기 쉬어야 하는 날이 반복되면 제도는 있어도 쓰기 어렵다"고 말했다.
자녀 출산을 계기로 성별 간 노동시장 참여 양상에도 차이가 나타났다. 배우자인 남편은 2024년 출산을 전후해 92.4%가 취업 상태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출산 이후 부담이 비용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 확인된 만큼 돌봄 공백 해소와 제도 접근성 개선이 핵심 과제"라며 "육아 초기 소진을 줄일 수 있는 돌봄 인프라 확충과 직장 내 제도의 실효성 강화, 경력 단절을 막는 촘촘한 지원이 함께 작동하지 않으면 출산의 문턱은 낮아지기 어렵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