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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정부, 이란 핵무기 개발 비판…미군 공격엔 논평 피하며 트럼프 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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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재 도쿄 특파원

승인 : 2026. 03. 02.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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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최영재 도쿄 특파원
일본 정부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이후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상의 담화를 통해 "이란의 핵무기 개발은 결코 허용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요미우리·산케이·마이니치 등 언론은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 방미를 앞두고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의 결속을 우선시하며 미군 공격에 대해 지지도 비판도 하지 않은 점을 분석하고 있다.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상은 3월 1일 외무성에서 발표한 담화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2월 28일)을 언급하며 "일본 정부는 관련국과 긴밀히 소통하며 정보 수집 등 상황 대응에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담화문은 "이란에 의한 핵무기 개발은 결코 허용되지 않는다"며 "이란은 핵무기 개발 및 지역 불안정화 행동을 중단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또한 "미국과 이란 간 대화가 핵문제 해결에 매우 중요하며 일본은 이를 강력히 지지해왔다"고 강조했다.

담화문은 "에너지 안보를 포함한 중동 평화·안정, 국제 핵비확산 체제 유지가 일본에 가장 중요하다"며 "국제사회와 협력해 상황을 조기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외교적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모테기 외무상은 G7 외상들과의 전화 회의에서도 이 입장을 설명하며 루비오 미 국무장관 등과 자국민 보호를 위해 연계를 호소했다.

◇미군 공격에 대한 일본 정부의 침묵
요미우리신문은 외무상 담화가 트럼프 행정부의 '이란 핵무기 개발 저지' 주장을 배려한 내용으로 작성됐다고 분석했다. 기하라 관방장관은 NSC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미군 공격에 대한 지지·비판 여부를 묻는 질문에 "예의 정보 수집 중이다"며 논평을 피했다. 모테기 외무상도 "핵무기 개발은 결코 허용되지 않는다"는 입장만 재확인하며 공격 자체에 대한 평가를 유보했다.

산케이신문은 일본이 이란과 전통적인 우호관계를 유지해왔으나 최근 테헤란에서 일본인 1명이 구속된 사태 등으로 관계가 복잡해진 점을 언급했다. 또 이달 중순 다카이치 총리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회담을 앞두고 미일 결속을 유지하기 위해 공격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피한 것도 보도됐다. 마이니치신문은 모테기 외무상이 기자들로부터 미국 행동에 대한 지지·비판을 묻자 "어쨌든 이란의 핵무기 개발은 결코 허용되지 않는다"며 답변을 회피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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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이란 공격 소식을 전하는 일본 NHK의 3월2일 아침 뉴스/최영재 도쿄 특파원
◇일본 정부의 복잡한 외교적 계산
일본 정부의 신중한 태도는 미일 동맹 우선과 중동 에너지 안보, 이란과의 전통 우호관계라는 삼중 딜레마에서 비롯된다. 일본은 유일한 동맹국인 미국의 군사 행동을 공개 비판할 수 없으며, 이달 19일 예정된 다카이치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 정상회담을 앞두고 일미 관계 악화는 피해야 한다.

동시에 일본은 원유 수입의 약 90%를 중동에 의존하며, 호르무즈 해협 봉쇄 우려 속에서 에너지 안보가 최우선이다. 담화문에서 "에너지 안보를 포함한 중동 평화·안정"을 최우선으로 명시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일본 언론은 외무성 간부 말을 인용해 "이란과는 전통적 우호관계지만, 핵무기 개발과 일본인 구속 등으로 관계가 악화된 상황"이라고 분석한다.

요미우리신문은 지난 1월 미국의 베네수엘라 공격 당시에도 국제법 평가를 유보한 점을 비교하며 이란 비판과 미국 배려의 균형을 맞추려 했다고 분석했다. 일본 정부는 중국·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남중국해 현상 변경 등에 대해 '힘에 의한 현상 변경을 허용하지 않는다'고 강경 비판해왔다. 이번에 미국의 이란 공격을 비판하지 않고 침묵하면, 중국·러시아에는 강경하면서 미국에는 관대하다는 이중 잣대 비판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미국 공격에 대한 공개 비난을 피한 것이다.

결국 일본은 △미일 동맹 우선, △에너지 안보, △국제 이미지라는 복잡한 계산 속에서 미군 공격에 대한 논평을 유보하며 '모호한 중립'을 선택한 셈이다. 일본 언론은 "다카이치 총리의 트럼프와의 정상회담에서 이란 문제가 주요 의제가 될 것"이라며 일본의 외교적 줄타기가 지속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최영재 도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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