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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소멸 의료 실태, 수도권은 ‘출점’ 경쟁, 지방은 ‘원정’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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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연 기자

승인 : 2026. 03. 17. 17:46

수도권 의원 4000곳 폭증할 때 지방은 '제자리'
도보권 이용 가능한 의원 부재…진료 질 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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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산장기려기념사업회 블루크로스의료봉사단원들이 지난 2023년 4월 29일 강원 횡성군 공근면 부창리 '금계뜰마을'에서 2023 농촌재능나눔단체 활동지원사업 일환으로 어르신들에게 물리치료를 하고 있다. /이정연 기자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으로 '의료 쏠림'이 가속화하고 있다.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하면 수도권에 의원급 의료기관이 4000개소 가까이 늘어나는 동안 지방은 만성질환이나 치매 등에 가깝게 이용할 수 있는 의원이 여전히 절대적 부족 상황에 직면해 있다. 수도권에서는 편의점과 같은 출점 경쟁을 하는 동안 지방에서는 원정 진료가 벌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17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지역별 의원 표시과목별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서울과 경기도 의원급 의료기관은 1만477개소, 8579개소였다. 이는 코로나19 이전인 2018년 4분기 대비 각각 2105개소, 1762개소 늘어난 것이다. 서울과 경기도 등 수도권에만 4000개소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이와 비교해 지역 의료공백은 공중보건의 감소까지 겹치며 더욱 심각해질 전망이다.

◇고령인구 느는데…내과·신경과 의원 없는 지자체 120곳
반면 지방의 의원 수는 정체됐다. 같은 기간 경남(93곳), 충북(72곳), 경북(48곳) 등은 증가 폭이 100곳에도 미치지 못 했다. 전남의 경우 7년 동안 겨우 23곳이 늘어나는 데 그쳤다. 그나마 광역시 단위에서는 부산 365곳, 인천 348곳, 광주 128곳 등이 늘고, 대전(81곳), 울산(54곳) 등은 증가폭이 미미했다.

고혈압, 당뇨 등 주기적 관리가 필요한 만성질환자에게 필요한 내과 의원이 군 단위에서 1곳도 없는 지역도 있다. 인천 옹진군, 강원도 인제군, 경북 봉화군, 영양군, 청송군, 경남 산청군, 전남 신안군 등 7곳이다. 내과가 없는 지역에서 만성질환자의 경우 일반의 등을 통해 '약만 타먹는' 수준의 의료가 이뤄질 공산이 큰 셈이다. 합병증으로 투석 등이 필요한 경우 전문의의 체계적인 관리가 시급한 영역으로 거리가 먼 마을에선 다른 시군 소재 의원이나 의료원 등으로 원정 진료를 받아야 한다.

특히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지역에서 치매 등에 대한 주기적 관리가 중요한 진료도 문제다. 군청 인근의 보건소에 마련된 '치매안심센터'에서 조기진단 등을 받더라도 정확한 진단 등을 위해선 신경과 전문의의 진료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경과가 없는 시군구도 전국에 113곳에 달한다.

의료계에서는 공보의가 줄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도 현역 복무 기간 단축 등에 공보의 복무 기간과 역전 현상이 일어나 갈수록 지원자가 줄고 있다고 지적한다. 정부는 지방소멸 상황에서 중장기적 대책으로 지역 의무복무제를 수행하는 '지역의사'들을 양성해 배출하고, 통합돌봄, 비대면 진료 등 의료공백에 대한 보완 방안도 강구하고 있다. 다만 정주 기반 없이는 임시방편책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재연 대한산부인과의사회 회장은 "젊은 사람들이 시골 근무를 기피하기 때문에 오래 남을 것이란 보장이 없다"며 "시니어 의사 활용과 함께 취약지 기준을 정립하고, 의료 청구액에 수가 가산을 주는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정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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