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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IMF 경고 안심하라”…정부, 국민에게 전해야 할 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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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병주 기자

승인 : 2026. 04. 26.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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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5만원권을 정리하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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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리나라의 부채 규모를 둘러싼 국제통화기금(IMF)의 경고에 정부의 반박으로 이어지는, 한국 경제의 엇갈린 전망에 이목이 모였다.

이들의 상반된 시선은 IMF의 '재정모니터' 4월호에 담긴 "한국과 벨기에는 부채 비율의 상당한 증가가 예상된다"라는 문구에서부터 시작됐다. 특히 IMF는 한국의 부채 증가 속도에 주목, 올해 54.4%였던 국내총생산(GDP) 대비 일반정부 부채(D2) 비율이 2031년 63.1%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IMF의 전망에 정부는 단호한 반응을 내놨다. IMF발 부채 경고를 다룬 보도가 이어지자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국가부채비율을 둘러싼 논쟁은 정치적 프레임에 의해 과장되거나 단순화되는 경우가 많다"고 발언하며 그 위험성에 선을 그었다. 나라 곳간의 운용을 책임지는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도 "IMF의 전망은 실제보다 과하게 전망된 경우가 많다"며 "부채 증가 속도에 여러 측면에서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며 반박에 힘을 보탰다.

이들의 발언을 종합하면, IMF의 전망치는 유동적인 데다 정부 차원의 대응책이 있으니 과도한 불안은 삼가자는 것이다. 특히 과거 네덜란드와 스웨덴이 IMF의 부채 비율 증가 전망에도 GDP 성장 중심의 정책으로 부채를 개선한 바가 있기에 과한 걱정은 금물이라는 해석이다.

다만 정부 인사의 발언에 짚어야만 하는 부분도 존재한다. 특히 정부가 '모범 사례'로 내건 네덜란드와 스웨덴의 당시 경제 상황과 지금의 분위기를 동일하게 보기는 힘든 데다 부채 증가세를 둔화시키기 위한 명확한 정책 방향도 제시되지 않았다.

한국 경제를 향한 시선이 엇갈리는 지금, 시간을 1592년으로 되돌려 보자. 임진왜란 직전 일본의 징조를 포착한 조선은 다가올 위험에 대비해 예견된 침략을 대비했지만, 전쟁 초기 연패를 거듭해 가며 개전 20일 만에 수도를 잃으며 망국의 위기까지 몰렸다. 이는 리스크 측정이 실패한 데에 따른 결과다. 조선을 상륙한 일본군의 숫자가 조정에서 판단한 규모를 아득히도 능가하는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400여년 전 역사가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는 간단하다. 리스크를 인지했어도 그 실체를 제대로 바라보지 못한다면 대비는 있으나 마나 하다는 것이다.

중동 전쟁 장기화와 인구구조의 고착화 등 내외부적인 요인으로 우리 경제를 배회하는 회색의 코뿔소는 몸집을 불리며 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지금의 위기는 그 원인과 배경이 단순하지도, 또 마땅한 해결책도 도출하기 힘들다.

물론, 그 어느 때보다 국내외 외교 지형과 경제 상황의 불확실성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국민들의 걱정과 외부의 불안한 시선을 줄여야 하는 것 역시 정부의 역할이기도 하다. 다만 안심의 메시지가 진정성 있게 보이기 위해서는 객관적인 판단과 그에 걸맞은 대책 제시가 필요하다.

괜찮다는 말뿐만이 아닌, 국가 재정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이를 기반으로 하는 운용 원칙의 제시. 그것이 지금의 국민들이 듣고 싶어 하는, 또 정부가 전해줘야 하는 메시지는 아닐까.
서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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