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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스벅 사태’ 대국민 사과… “신세계그룹 전면 쇄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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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영 기자

승인 : 2026. 05. 19. 17:57

"모든 책임 통감" 재발 방지책 약속
김수완 부사장 5·18 단체 면담 불발
SNS 소비자 반발·불매 운동 직면
대기업 윤리·감수성 문제로 번져
스타벅스 '탱크데이' 논란이 신세계그룹 전반의 조직·검수 체계 개편 문제로 확대되고 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대표이사 전격 경질에 이어 직접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며 검수 체계와 역사 인식 교육 전면 재정비 방침을 밝혔다. 단순 실무진 문책에 그치지 않고 그룹 운영 체계 전반을 재점검하겠다는 강한 쇄신 메시지를 내놓은 것이다.

정 회장은 19일 사과문을 통해 "제46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이었던 어제, 신세계그룹 계열사인 스타벅스코리아가 있어서도 안 되고 용납될 수도 없는 부적절한 마케팅을 진행했다"며 "5·18민주화운동 영령과 유가족, 국민 여러분께 깊은 상처를 드렸다. 그룹을 대표해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사안은 이 나라 민주주의를 위해 헌신해 온 모든 분들의 고통과 희생을 가볍게 여긴 변명의 여지 없는 잘못"이라며 "대한민국 공동체의 역사적 아픔에 대한 그룹 전체의 역사 인식과 감수성이 부족했다는 사실을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특히 정 회장은 "이 일에 대한 모든 책임이 저에게 있음을 통감한다"며 총수 책임론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그룹의 의사결정 시스템을 전반적으로 재점검해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다"며 발생 경위와 승인 절차에 대한 조사 결과 공개, 콘텐츠 검수 체계 개편, 전 임직원 대상 역사·윤리 교육 강화 등 재발 방지 대책을 직접 약속했다.

재계에서는 이번 대응이 단순 사과 수준을 넘어 그룹 운영 체계 자체를 손보겠다는 메시지라는 해석이 나온다. 과거 대기업들이 위기 발생 시 실무진 선에서 책임을 정리하는 데 집중했다면, 이번에는 총수가 직접 책임을 언급하며 전면 쇄신을 공식화했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정 회장은 전날 해당 논란을 접한 직후 사안을 엄중하게 보고 "그룹이 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수준의 조치를 검토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같은 날 오후 손정현 스타벅스코리아 대표이사 해임과 관련 임원 문책 등 후속 조치가 신속하게 이뤄졌다. 그룹 핵심 계열사 대표를 즉각 교체한 데 이어 추가 징계 절차에도 착수하면서 내부 긴장감도 크게 높아진 분위기다.

신세계그룹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콘텐츠 승인 과정 전반에 대한 다단계 검증 체계를 새로 구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단순 마케팅 문구 검수를 넘어 역사·사회적 민감성까지 반영하는 내부 심의 기준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논란이 대기업들의 ESG 경영이 단순 친환경·사회공헌 활동을 넘어 조직 내부의 윤리 기준과 감수성 문제로까지 확대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날 오전에는 정 회장의 지시 아래 김수완 이마트그룹 총괄부사장이 광주 서구 쌍촌동 5·18기념문화센터를 찾았다. 해외 체류 중인 정 회장을 대신해 오월단체 관계자들에게 그룹 차원의 사과 의사를 전달하기 위한 차원이었다. 스타벅스 측은 전날 오월단체에 면담을 요청했으며, 김 부사장은 신극정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장 등 관계자들과 만날 예정이었다. 다만 단체 측이 "철저한 진상조사와 결과 발표가 우선"이라며 면담을 보류하면서 만남은 최종 불발됐다.

일각에서는 신세계그룹이 신속한 대응에 나선 배경으로 광주 지역 사업도 거론된다. 신세계그룹은 광주신세계 운영과 광천터미널 복합개발 등을 추진하며 광주를 핵심 사업 거점 가운데 하나로 삼고 있다. 지역 여론 악화가 향후 사업 전반에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됐다는 해석이다.

다만 그룹 차원의 전사적 대응에도 소비자 반발은 이어지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일부 소비자들이 스타벅스 제품 폐기 사진을 공유하며 불매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스타벅스를 이용하지 않겠다는 의미의 '탈벅'이라는 표현까지 등장했다.

이번 논란은 스타벅스코리아가 지난 18일 '탱크 시리즈' 텀블러 프로모션 과정에서 공식 채널에 '탱크데이' 문구와 함께 날짜 '5·18'을 강조한 홍보물을 게시하면서 촉발됐다. 여기에 '책상에 탁!'이라는 표현까지 포함되며 온라인상에서는 5·18민주화운동과 고(故)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 등을 연상시킨다는 해석과 비판이 확산됐다. 이재명 대통령도 X를 통해 "광주 희생자들과 광주 시민들의 피어린 투쟁을 모독하는 이벤트"라고 비판하며 관련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언급하면서 논란은 정치권으로까지 확산됐다.
차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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