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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연료비 걱정 없는 준대형세단… 넉넉함·편안함은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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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규 기자

승인 : 2026. 09. 13.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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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K8 LPG' 타보니…
240마력·V6 탑재… 주행감 인상적
특유의 넓은 실내, 장거리 주행 이점
저렴한 LPG 연료비, 매력적 선택지
기아의 대표적 준대형 세단 K8만 해도 2.5 가솔린부터 3.5 가솔린, 1.6 터보 하이브리드까지 선택지가 다양하다. 연비를 중시한다면 하이브리드가 먼저 눈에 들어오고, 힘을 원한다면 가솔린을 선택하는 게 자연스럽다.

그럼에도 기아 K8에는 3.5 LPG 모델이 살아남아 있다. 직접 타보니 이 차의 지향점은 오히려 명확했다. 빠른 가속이나 화려한 주행 성능을 앞세우기보다 준대형 세단 특유의 넉넉한 공간과 편안한 승차감을 유지하면서 연료비 부담을 낮추는 데 초점을 맞췄다. '성능'보다 '효율과 편안함'이라는 LPG 세단의 본질에 충실한 모델이다.

기아 K8 3.5 LPG에는 배기량 3470cc V6 LPG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가 조합된다. 최고출력은 240마력, 최대토크는 32.0kgf·m다. 같은 3.5 가솔린 모델의 300마력·36.6kgf·m와 비교하면 수치상 차이가 분명하다.

실제로 주행해 보면 그 차이가 가장 크게 느껴지는 순간은 추월이나 급가속 상황이다. 가속페달을 깊게 밟았을 때 힘이 한꺼번에 치고 나가기보다는 속도를 차분하게 끌어올리는 듯한 느낌이 더 강했다.

반면 신호가 많은 도심이나 일정한 속도로 달리는 고속도로에서는 출력 부족이 크게 거슬리지는 않았다. K8 자체가 스포츠 세단보다는 편안한 이동에 초점을 맞춘 만큼 LPG 모델의 성격도 자연스럽게 맞아떨어진다.

인상적인 부분은 승차감과 정숙성이었다. LPG 엔진이라고 해서 실내에서 특별히 거칠거나 시끄럽다는 느낌은 크지 않았다. 차체가 노면의 충격을 비교적 부드럽게 받아냈다.

실내 역시 K8의 성격을 그대로 보여준다. 운전석에 앉으면 넓게 펼쳐진 디스플레이와 깔끔하게 정돈된 대시보드가 눈에 들어온다. 센터페시아와 센터콘솔 주변의 조작계도 비교적 직관적으로 배치돼 있어 복잡하다는 인상은 크지 않았다. 화려함을 앞세우기보다는 준대형 세단에 기대하는 안정감과 편안함에 초점을 맞춘 구성이다.

뒷좌석 공간도 준대형 세단다운 여유가 있다. 특히 2열은 무릎과 머리 공간이 충분해 성인 승객이 장시간 이동하기에도 부담이 적었다. 장거리 주행에서 운전자뿐 아니라 동승자까지 편안하게 이동할 수 있다는 점은 K8의 성격과도 잘 맞는다.

물론 연료 효율만 놓고 보면 하이브리드와 비교하기 어렵다. K8 LPG의 복합연비는 18인치 타이어 기준 7.8㎞/ℓ다. 반면 K8 1.6 터보 하이브리드는 17인치 기준 18.1㎞/ℓ로 훨씬 높다. 연비만 따진다면 하이브리드를 선택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LPG가 갖는 경쟁력은 다른 곳에 있다. 바로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이 드는 연료비다. 특히 하루 주행거리가 길거나 장거리 이동이 잦은 운전자에게는 체감할 수 있는 장점이다. 3.5 LPG 모델의 넉넉한 연료탱크 역시 장거리 이동에서 부담을 덜어주는 요소다.

다만 LPG 승용차가 시장의 주류에서 밀려난 이유도 분명하다. 과거와 달리 일반 소비자도 LPG 승용차를 구매할 수 있지만, 현재는 하이브리드와 전기차의 확산으로 LPG 승용차를 찾는 소비자 자체가 크게 줄었다.

완성차 업체들도 LPG 승용차 라인업을 제한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K8 역시 가솔린과 하이브리드에 비해 LPG의 선택 폭이 좁다.

하지만 K8 LPG를 며칠간 직접 운전해보니 장단점은 보다 분명했다.

이 차는 연비를 극대화하거나 강력한 가속 성능을 앞세우는 차라기보다는 대형 세단의 기본적인 장점인 넉넉한 실내 공간과 편안한 승차감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연료비를 더한 차에 가깝다.

특히 장거리 주행이 많고 연료비를 중요하게 생각하면서도 전기차나 하이브리드의 주행 특성보다는 전통적인 대형 세단의 편안함을 선호하는 소비자라면 여전히 선택할 이유가 있다.

빠르고 효율적인 차가 넘치는 시대에 조금 다른 길을 걷는 K8 LPG. 편안하게 오래 타면서 연료비까지 아끼고 싶은 소비자에게는 여전히 선택지가 될 수 있다.
김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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