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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차 5만대 시대 열었는데…보조금 삭감에 보급 확대 ‘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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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현수 기자

승인 : 2026. 10. 26.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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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차 누적 판매 5만262대…넥쏘 출시 8년 만
민관 협력에 시장↑…부품사·고용 창출 등 산업 성장
보조금 23% 삭감…지방비 확보 난항에 보급 차질 우려
인프라도 목표 밑돌아…승용·상용차 균형 지원 필요
(사진 1) 2027 넥쏘
현대차 2027 넥쏘./현대차
국내 수소전기차 시장이 누적 판매 5만대 시대를 열었지만 지속적인 성장에는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기술 투자와 정부의 보급 지원에 힘입어 시장 규모를 키웠으나, 내년도 보조금 예산 삭감과 지방자치단체의 재원 확보 부족이 걸림돌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수소차 보급이 국내 부품 산업 성장과 고용 창출로 이어지는 만큼 정책 지원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는 산업계의 지적이 나온다.

26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의 국내 수소전기차 누적 판매량은 지난 9월 기준 5만262대로 집계됐다. 2018년 수소전기차 전용 모델인 넥쏘 출시 이후 8년 만에 거둔 성과다. 정부의 보급 지원과 기업의 기술 개발을 바탕으로 국내 수소차 시장이 꾸준히 외연을 넓혀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수소차 보급 확대가 국내 부품업체의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정책 지원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단순한 보조금 증액보다 편성된 예산이 실제 차량 보급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국비·지방비 지원 체계를 개선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보고 있다.

◇8년 만에 5만대 돌파…소부장 산업으로 확산되는 성장 효과

국내 수소차 시장은 2018년 넥쏘 출시를 계기로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올랐다. 초기에는 개인 소비자를 중심으로 승용차 시장이 형성됐지만 2019년 이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친환경 버스 전환 정책이 확대되면서 상용차로 영역을 넓혔다.

현대차의 국내 수소전기차 누적 판매량은 2020년 1만대를 넘어선 데 이어 2022년 2만대, 2023년 3만대를 돌파했다. 이후 승용차에서 상용차로 보급 영역을 넓히며 올해 9월 누적 판매 5만대를 넘어섰다.

이 같은 성장의 배경에는 현대차의 장기적인 기술 투자와 정부의 보급 지원이 자리하고 있다. 현대차는 1998년 수소연료전지 연구를 시작해 2013년 세계 최초의 양산형 수소전기차인 투싼 ix FCEV를 선보였다. 2020년에는 대형 수소전기트럭 엑시언트 양산에 나서며 승용차에서 상용차로 기술 적용 범위를 확대했다.

지난해 출시한 디 올 뉴 넥쏘 역시 1회 충전 주행거리를 기존 609㎞에서 최대 720㎞로 늘리는 등 상품성을 개선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해 상반기 글로벌 수소전기차 판매량의 약 70%를 차지하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수소차 보급 확대는 완성차 판매를 넘어 국내 자동차 부품 산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수소전기차에는 약 2만개의 부품이 사용되며 연료전지 시스템과 수소 저장장치 등 전용 부품이 필요하다. 기존 내연기관 부품업체들이 보유한 정밀가공과 소재 기술을 활용할 수 있어 자동차 산업의 전동화 전환 과정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가 될 수 있다는 평가다.

현대차가 생산하는 넥쏘의 핵심 부품 국산화율은 90% 이상이며, 60여개 협력사가 공급망에 참여하고 있다. 한국수소연합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국내 수소사업체는 약 3000개, 관련 종사자는 약 3만7000명에 달한다. 수소산업 전반에 형성된 기업과 고용 기반을 고려하면 수소차 시장 확대가 관련 소부장 기업에 새로운 사업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방비 부족에 국비 집행 차질…내년 보조금 예산도 23% 줄어

문제는 수소차 시장의 성장세를 뒷받침해야 할 정책 환경이 녹록지 않다는 점이다. 정부가 구매 보조금 예산을 편성하더라도 지방자치단체가 이에 상응하는 예산을 확보하지 못하면 실제 차량 보급으로 이어지기 어려운 구조적 한계가 나타나고 있다.

올해 수소전기승용차 국비 지원 물량은 6000대로 편성됐지만 9월 말 기준 지방비가 확보된 물량은 5093대에 그쳤다. 전체의 84.9% 수준이다. 수소버스 등 상용차는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국비 지원 물량 1800대 가운데 지방비 확보 물량은 약 1270대로 70.6%에 불과했다.

국비가 확보돼 있어도 지자체의 재정 여건에 따라 차량 보급이 지연될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수소버스는 승용차보다 차량 가격이 높고 구매 보조금 규모도 커 지방비 확보 여부가 보급 확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예산 집행의 어려움은 다음 연도 보급 계획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2027년 정부 예산안에서 수소전기차 구매 보조금은 올해 5762억원에서 4457억원으로 약 23% 줄었다. 업계에서는 지방비 확보 부족으로 국비 집행이 지연되는 상황에서 집행률 부진을 이유로 다음 해 예산까지 줄어들 경우 수소차 보급 여력이 더욱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수소차 시장이 아직 정부 지원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만큼 보조금 예산 축소는 지원 가능한 차량 물량을 제한해 시장 확대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는 완성차 판매뿐 아니라 관련 부품업체의 생산과 투자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수소버스와 트럭 등 상용차는 일정한 운행 경로와 높은 주행거리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수소 수요를 창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성이 크다. 상용차 보급이 지연되면 충전소 운영 수익성과 수소 공급망 확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충전소 확충도 더뎌…차량·인프라 동반 성장 필요
충전 인프라 부족 역시 수소차 시장 확대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수소차는 충전시설 구축에 상대적으로 많은 비용과 까다로운 입지 조건이 요구돼 민간 사업자만으로 충전망을 빠르게 확대하기 어렵다.

정부는 과거 수소 인프라 구축 계획을 통해 2022년까지 전국에 수소충전소 310개를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지만 2026년 현재 충전소는 250개 안팎에 머물고 있다. 부지 확보의 어려움과 충전소 운영 사업성 부족 등이 맞물리면서 구축 속도가 당초 계획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충전시설 접근성은 실제 구매 수요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현대차에 따르면 넥쏘 구매 고객의 86%는 거주지에서 평균 7.5㎞ 이내에 수소충전소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소차 이용 환경에서 충전시설 접근성이 중요한 요소라는 점을 보여주는 수치다.

수소차 보급과 충전망 확충은 서로 맞물려 움직이는 구조다. 충전소가 부족하면 소비자의 차량 구매가 위축되고, 차량 보급이 늘지 않으면 충전소 사업자는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하기 어렵다. 차량 구매 보조금과 충전 인프라 예산을 별개로 접근하기보다 지역별 수요와 보급 계획을 연계해 집행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수소차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보조금 규모뿐 아니라 실제 집행률을 높이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방비 확보가 어려운 지역에 대한 지원 방식과 국비·지방비 매칭 구조를 재검토하고, 승용차와 상용차의 보급 여건을 고려한 지원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수소전기차 국내 5만대 판매는 업계의 혁신과 정부 정책이 결합해 수소 생태계를 키워낸 성과"라며 "이 모멘텀을 다음 단계의 시장 도약으로 이어가기 위해서는 승용차뿐 아니라 상용차와 충전망까지 3박자가 균형 있게 발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수소 생태계의 성장이 국내 강소기업 육성과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수 있도록 편성된 예산이 현장의 제약 없이 집행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정책 환경 조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남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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