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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편 개국 1주일, 낮은 시청률과 종 사고로 방송계 골칫덩어리 부상

종편 개국 1주일, 낮은 시청률과 종 사고로 방송계 골칫덩어리 부상

기사승인 2011. 12. 12.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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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한 대로 각종 문제점 속속 노출, 시청자 "왜 돈 퍼부어 전파 낭비하나""

최재욱·문연배기자] 종합 편성채널(이하 종편)이 총체적인 난국에 빠졌다.
 
지난 1일 기대와 우려를 한몸에 받으며 출범한 JTBC, 채널A, MBN, TV조선 등 종편이 질 낮은 프로그램, 잦은 방송사고, 정치적 편향성 등 각종 문제점을 노출하며 시청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예상대로 졸속 허가와 개국으로 인한 특혜논란, 방송사 제작비 상승, 재탕방송, 광고비 과다 책정등 각종 부작용을 낳고 있다. 콘텐츠 산업 강화, 글로벌 기업 육성이라는 종편 허가 취지가 무색하게 방송가 시계를 군부독재시절인 1980년대로 돌리면서 시청률 1% 미만 프로그램 대량 양산하고 있다.
 
아시아투데이가 현직기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지난 5일 보도한 대로 '이명박 정권이 실시한 가장 잘못된 언론 정책'으로 꼽히며 언론계의 골치덩어리로 자리매김할 조짐이다.
 
특히 시청자들은 종편의 질 낮은 프로그램에 강도 높은 질타를 하고 있다. 지난 1일 합동으로 방송한 개국쇼부터 영상의 순서가 맞지 않은 것을 시작으로 화면이 두개로 분리되고 음향이 나오지 않는 각종 방송 사고가 줄을 잇고 있다. 

주부 김미혜씨(32)는 "아직 제작진이 손발이 맞지 않은지 수시로 아슬아슬한 모습이 연출돼 도무지 방송을 집중해서 볼 수가 없다"고 말했다.
 
지나친 선정성도 지탄의 대상이다. 개국 첫날인 1일 채널A가 저녁 메인뉴스 ‘채널A, 뉴스 830’을 통해 보도한 개그맨 강호동의 ‘일본 야쿠자 연루설’은 ‘몰아가기식 보도’라는 비판을 받았다. 

공영성을 무시한 오락프로그램 치중도 비난을 받고 있다. 교양과 드라마·오락·스포츠·뉴스 등 모든 장르를 골고루 편성, 시청자들의 채널 선택권을 넓혀준다는 종편 허가 취지와 달리 교양의 가면을 쓴 '쇼양' 프로그램이 범람하고 있다.

이런 프로그램들이 새로운 것이 아니라 대부분 지상파와 케이블에서 했던 포맷을 답습한 것이어서 시청자들을 짜증나게 하고 있다.
 
많은 국민들이 경계했던 정치적 편향성도 두드러져 논란이 되고 있다. 특정 정치인에 대한 편향적인 태도도 문제가 됐다.

종편 4사는 개국 첫날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인터뷰를 하나같이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특히 TV조선은 방송 도중 ‘형광등 100개를 켜놓은 듯한 아우라’라는 낯뜨거운 자막을 내보내기도 했다. 채널A의 인터뷰에서는 “이성을 사랑해본 적 있느냐”는 신변잡기식 질문을 했고, TV조선은 박 의원의 비키니 사진까지 내보냈다.

프로그램에 몰입하려면 등장하는 중간광고는 채널을 돌리게 만들고 있다. 시청자들은 "케이블 방송인지, 종합방송인지 도무지 모르겠다"며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지나친 재방송 비중도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게 되는 가장 큰 요인이다. MBN은 지난 10일 주말동안 총 16시간이나 재방송을 내보냈다. 채널A 또한 10시간 동안 재방송 프로그램을 편성했다. 

시청자인 대학생 김희원씨(21)는 "아무리 개국 초기라 해도 방송 3시간 만에 같은 프로그램을 재방송하는 것 너무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같은 부실한 편성은 낮은 시청률로 직결됐다. 종편은 시청률 부분에서도 0점대를 기록하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 

시청률 조사기관 AGB닐슨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8일까지 종편의 평균 시청률은 JTBC 0.538%, MBN 0.346%, TV조선 0.332%, 채널A 0.327%였다. 이 같은 시청률은 어느 정도 예견됐던 일이었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실제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는 것이 방송계의 한 목소리다.
 
개국 첫날부터 지금까지 1%가 넘는 프로그램으로는 정우성 주연의 JTBC 드라마 ‘빠담빠담 그와 그녀의 심장박동소리’, 채시라 주연 ‘인수대비’, 송일국 박진희 주연 ‘발효가족’ 등 드라마뿐이다. 

이 프로그램들은 관계사 등을 통한 대대적인 홍보 속에 톱스타 출연, 유명 제작진의 투입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1%대의 시청률에 그치는 굴욕을 겪었다. 예능프로그램에서도 시선을 끌 만한 톱스타들을 끌어모으느라 제작비만 높여놓았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비용 대비 효과가 너무 적다는 평가를 주를 잇고 있다.

이런 가운데서도 종편은 지상파에 70%에 이르는 광고 단가를 책정해 기업들로부터도 원성을 사고 있다. 모체인 영향력 있는 보수 신문을 이용한 막무가내 광고영업으로 다른 언론 매체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 

한 광고기획사 간부는 "신문들의 요구로 광고를 시작했지만 아직 가시적인 효과는 없다"며 "종편에 대한 반응이 여전히 차갑다면 광고 단가를 낮출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동국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김관규 교수는 “종편이 지상파를 견제할 수 있는 방송사로는 프로그램의 완성도가 떨어진다. 또 지상파와 포맷에서의 차별성 역시 찾기 어려워 시청률에서 고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재욱, 문연배 기자 jwch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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