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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비싼 등록금 내고, 싼 강의를 들어야 하지요(?)”

“왜 비싼 등록금 내고, 싼 강의를 들어야 하지요(?)”

기사승인 2013. 01. 15. 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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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소재 4년제 대학, 대다수 비전임교원 과반수

"비싼 대학 등록금내고 싼 강의를 듣는다(?)

최근들어 연 700만원대의 비싼 등록금을 내면서 비전임교원(시간강사, 초빙교원, 겸임교원 등)의 강의를 듣는 경우가 늘면서 일부 학생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서울지역 4년제 대학 중 재학생 3000명 이상인 학교 10곳 중 3개교 가량이 비전임교원 강의 비율이 전임교원 비율보다 높기 때문.

14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대학정보공시센터 등에 따르면 서울소재 4년제 대학 29개교 중 10개교가 지난해 비전임교원의 강의 비율이 전임교원 비율보다 최대 23%가량 높았다.

대학별로는 서경대학교가 62.5%로 비전임교원 의존도가 가장 높았고 서울시립대학교(61.85%), 숙명여자대학교(55.35%), 국민대학교(54.8%), 경희대학교(54.15%), 덕성여자대학교(54.05%), 광운대학교(53.65%) 등이 뒤를 이었다.

문제는 전임교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보수를 받는 비전임교원들이 자신의 결과 성을 다해서 강의를 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즉, 일각에서는 대학들이 너무 저임금 교육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불거지고 있다. 

지난해 전국 사립대의 연간 평균 등록금은 738만6000원, 국공립대는 410만원을 기록, 비전임교원인 시강강사의 2012학년도 평균 강의료는 사립대 4만8000원, 국공립대 5만8000원으로 조사됐다.

전임교원인 정교수와 부교수, 조교수의 평균 연봉(2011년 기준)은 각각 9014만원, 7232만원, 5941만원으로 강의에 나서지 않는 방학기간에도 임금을 지급 받는다.

하지만 사립대에서 한 시간강사가 3학점 15주 강의에 나선다면 한 학기 수입은 216만원, 연간 500만원도 채 안되는 입금을 지급 받게 된다. 

결국 대학은 인건비가 상대적으로 낮은 비전임교원을 강의에 많이 배정해 학생들의 높은 등록금 납부와 달리 값싼 교육을 제공하는 셈이다.

/자료=대학알리미


이에 대해 서경대 대외협력과 관계자는 “(서경대 비전임교원의) 정확한 수치를 분석하고 있지 않다. 정확한 내용은 말하기 힘들다”며 답변을 회피했다.

서경대에 이어 전임교원 강의 비율이 낮은 서울시립대는 사립대와 국공립대의 통계상 분류 방식이 달라 비전임교원의 강의 전담 비율이 전임교원보다 높게 집계됐다는 입장이다.

서울시립대 관계자는 “국공립대는 정년이 보장되지 않는 교원의 경우 비전임교원으로 집계된다. 사립대의 경우 강의전담객원교수를 전임교원으로 집계한다. 사립대 기준으로 본다면 비전임교원 50.2% 가량이 서울시립대의 강의를 담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일부 비전임교원의 경우 학교 눈치를 보느라, 소신있고 심도있는 강의를 하기가 어렵고, 전문영역에 대한 강의에도 한계가 있다는 지적까지 일고 있다. 

대학생 김 모씨(23)는 “대학이 등록금은 꼬박꼬박 받으면서 인건비가 상대적으로 적은 비전임교원을 전임교원보다 많이 내세우는 것에 불만이 많다. 비전임교원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지만 전임교원의 강의 비율을 높여 전문적인 교육이 실시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곤 전국대학강사노조 위원장은 “비전임교원은 신분이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전임교원보다 처우가 좋지 않다. 특히 대학 측의 눈치를 봐야하기 때문에 소신 있는 강의를 하지 못할 수 있다. 대학들이 강의를 위해 100% 전임교수를 뽑아 학생들이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법이 재개정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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