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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 “어두운 과거사 외면...주변국 관계 악화 빌미”

BBC “어두운 과거사 외면...주변국 관계 악화 빌미”

기사승인 2013. 03. 14.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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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BBC 방송이 일본의 과거사 외면에 대해 지적하고 나섰다.
 
14일 BBC 방송은 일본이 위안부나 강제 징용, 학살 등 자국의 어두운 과거사에 대한 교육을 외면하면서 이것이 주변국과의 관계를 악화시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BBC 일본 도쿄지사에서 근무하는 일본인 오이 마리코 기자는 '일본이 역사 교육에서 빠뜨리는 것'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일본인들은 주변국들이 왜 1930~1940년대에 벌어진 사건에 분개하는지 이해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대부분이 20세기 현대사를 제대로 배우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일본의 한 역사 교과서의 경우 1931~1945년에 관한 설명은 총 357쪽 중 19쪽에 불과하다.

특히 이 교과서에는 한국과 중국에 강제 동원된 위안부에 대해서는 각주에서 한 줄로만 언급되고 있다.

실제로 대학생인 일본인 요시다 나미(20)와 고등학생 쓰카모토 유키(17)는 학창시절 위안부에 대해 배운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학교에서는 사무라이 시대와 같이 오래전 역사에 대해서 더 많이 배운다"고 답해했다.

'20세기 최대 참극'으로 불리는 난징대학살에 관해서도 한 줄짜리 설명뿐이다.

난징대학살은 1937년 12월 일본이 난징에서 6주 동안 30만 명에 달하는 중국인을 무차별 학살한 사건이다.

기자는 본인 역시 어린 시절 호주로 가서 공부한 뒤에야 현대사에 관한 '완전한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됐다고 털어놨다.

이에 대해 교사 출신인 마쓰오카 타마키는 일본 정부가 의도적으로 젊은층에게 일본의 전쟁 범죄에 대해 가르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마쓰오카는 "우리의 교육 시스템은 주변국이 왜 자국을 비판하는지 배우지 않은 일본 젊은이들이 한국과 중국이 비판에 '분노하도록'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잘 모르는 젊은이들이 역사에 관해 인터넷을 검색하게 되면, 이들은 일본 국수주의자들의 관점을 그대로 믿게 될 수 있어 매우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정작 일본의 아베 신조 정권은 오히려 지금보다 더 어린이들이 "우리의 역사를 뿌듯해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수정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일본 정부가 1993년 발표한 고노 담화도 수정을 검토 중이라는 사실은 이를 방증해준다. 고노 담화는 일본 정부가 일본군 위안부 강제연행을 인정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BBC는 만약 일본 정부가 이 같은 일을 강행하더라도 "많은 일본인은 무엇이 문제인지 알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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