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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창업 남자보다 섬세하게…공부도 많이 해야”

“여성창업 남자보다 섬세하게…공부도 많이 해야”

기사승인 2013. 03. 28.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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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100세]김민정 홀리카홀리카 경희대점주 "창업 후 강해졌어요"
김민정 홀리카홀리카 경희대점 대표.
아시아투데이 정필재 기자 = “여성창업, 쉬운 것이 아니에요. 저 준비 정말 많이 했어요. 그런데도 막상 내 가게를 운영해 보니 ‘준비가 조금 부족했구나’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지난해 2월 화장품 로드숍 홀리카홀리카 경희대점을 연 김민정 대표(42·여)는 한 때 서울 강남의 한 성형외과 피부관리실장으로 일했다.

하지만 결혼과 육아 등의 문제로 6년 간의 회사생활을 접고 8년 간 집안일을 책임졌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다보니 일을 하기 어려웠습니다. 결국 회사를 나오게 됐죠. 그렇게 8년 동안 집에서 아이만 보면서 가족에 경제적인 큰 보탬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결국 김 대표는 고심 끝에 뷰티숍 경험과 여성의 장점을 앞세워 화장품 로드숍 창업을 결정했고 섬세하게 준비해 지난해 2월 홀리카홀리카 경희대점의 문을 열었다.   

27일 서울 동대문구 회기동 매장에서 오픈 1년 2개월을 맞은 홀리카홀리카 경희대점 김 대표를 만났다. 

“여러 곳에서 재취업 권유가 있었어요. 하지만 다른 경험을 하고 싶어 피부관리를 했던 커리어를 바탕으로 화장품 로드숍을 오픈하면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러 화장품 브랜드들을 살펴보다 품질은 뛰어나고 가격은 저렴한 홀리카홀리카를 선택했죠.”

창업을 결심한 김 대표는 철저하게 준비했다. 같은 브랜드를 달고 영업 중인 매장에서 파트타이머로 근무하며 브랜드의 영업력이나 분위기 등 내부정보를 상세하게 파악했다.

“겉으로 보는 것과 본사의 말만으로는 확신이 서지 않아 직접 매장에 들어가 3주간 일했습니다. 제품을 써본 고객들을 직접 상대하며 브랜드를 알아갔죠.”

또 김 대표는 좋은 위치에 매장을 열기 위해 애썼다. 홀리카홀리카 경희대점은 큰길가에 위치하지는 않았지만 근처 대학생들이 버스를 타기 위해서 지나치는 곳 중 몇 안되는 길목에 위치해 있다.

“좋은 자리를 찾기 위해 노력했어요. 틈 날 때마다 발품을 팔며 부동산 중개업소를 드나들었죠. 사람들에게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들으면서 정보를 꾸준히 모았습니다. 사실 근처에 있는 회기역 앞에 매장을 내고 싶었는데 생각보다 비싸 포기하고 목 좋고 월세 저렴한 이 자리를 선택했습니다.”

금전적인 부분과 서비스에 대해서는 창업관련 기관의 도움을 받기도 했다. 

“인테리어 비용이 조금 부족했는데 소상공인진흥원으로부터 대출도 받았어요. 또 서비스교육에 대한 강의도 들었고요. 창업이 하루아침에 되는 것은 아니잖아요.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도 많아 서로 정보를 나누기도 했습니다.

경험을 바탕으로 선택한 브랜드와 내부 근무로 인한 분위기, 고객을 대해봤던 경험을 바탕으로 김 대표는 영업력을 뽐냈다.

“새로운 도전이라 걱정도 많이 됐지만 뷰티숍 경험으로 화장품, 특히 기초 제품들에 대해서 잘 알다 보니 사용법에 대한 조언을 풍성하게 해준 점이 주효했습니다. 또 피부특성에 맞춰 상담해주는 점들도 잘 들어맞았습니다.”

하지만 김 대표는 예전 일했던 고급 뷰티숍과 다른 분위기에 적응하기 어려웠던 사실도 털어놨다.

“6년간 일했던 습관이 8년을 쉬었지만 다시 나왔습니다. 고급 피부숍에서 일하며 익힌 완벽한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했는데 몇몇 고객들은 부담스러워 하셨습니다. 그래서 고객에게 너무 어렵지 않고 편안하게 다가가는 탄력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점도 배웠죠.”

김 대표는 다양한 고객층이 있어 응대법도 제각각이지만 맞는 방법을 찾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매장에는 1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한 여성 고객들이 찾아요. 초등학생도 찾아온다니까요. 그래도 전 그 고객들에게 절대 반말하지 않습니다. 진한 색조화장품을 원할 때는 무시하는 기분이 들지 않도록 부모님과 함께 방문하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70대 할머니들도 많이 오세요. 그분들은 반갑게 맞이해 줘야 합니다.”

이 일을 하면서 김 대표는 더 강해졌다.   

“사람들을 응대해야 되고 제품에 대한 공부도 해야돼요. 물건이 부족하지는 않나 혹은 남지는 않나 파악도 해야합니다. 그러다보니 강해지는 것 같아요. 더 좋은 매장으로 발전시킬 생각만 하다보니까 늙을 시간도 없는 것 같다니까요.”

33㎡(10)평 남짓한 매장이지만 김 대표는 3명의 직원을 두고 자신만의 노하우로 직원들을 관리하고 있다.

“직원 구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그러니 직원에게는 솔직하게 칭찬해 주고 적절한 포상을 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휴식을 더 필요로 하는지, 아니면 보수를 더 원하는지를 잘 파악해서 적절하게 맞춰주는 것도 중요합니다. 내가 편하기 위해서, 혹은 내가 더 갖기 위해서 직원에게 혜택을 돌려주지 않으면 그만두고 나가버려요. 사람 구하기도 어렵고 정도 들었는데 사람을 쉽게 보내면 되겠습니까.”

여성 창업자들을 위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공부 많이해야 해요. 저도 나름대로 열심히 준비했다고 하지만 아직 많이 부족한 것을 느끼니까요. 경험을 살리는 일도 중요해요. 여성들이 남자들보다 더 꼼꼼하잖아요. 그러니까 더 성공할 확률도 높아요. 섬세한 일이나 신경을 더 많이 써야 하는 일에는 남자보다 여자가 유리하지 않겠나 생각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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