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이효성 칼럼] 태권도, 세계화에 성공한 최초의 한류

[이효성 칼럼] 태권도, 세계화에 성공한 최초의 한류

기사승인 2021. 08. 08. 18:27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아시아투데이 주필
이효성 본지 자문위원장_전 방송통신위원장2
이효성 아시아투데이 주필
한국은 2021년 도쿄 올림픽 대회에서, 태권도가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2000년 이래 처음으로, 태권도에서 금메달 없이 은·동 메달만 각각 하나씩 차지했다. 대신, 남녀 각각 4체급 8개 분야이므로 금은동 도합 24개의 메달이 21개 국가에 상당히 고르게 분산되었다. 특히 스포츠 약체국이라 할 수 있는 크로아티아, 태국, 우즈베키스탄, 요르단, 북 마케도니아, 튀니지, 코트디부아르, 쿠바 등의 나라들도 메달을 땄다. 메달을 가장 많이 딴 나라는 러시아로 4개, 그 다음은 영국으로 3개, 2개를 딴 국가는 5개국, 하나를 딴 국가는 14개국이다.

이처럼 많은 나라들이, 특히 상당수 스포츠 약소국들이, 태권도로 올림픽 메달을 땄다는 것은 태권도가 그만큼 전 세계의 많은 나라에 확산되었으며 그 실력 또한 고루 향상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게다가, 어느 외신의 지적처럼, 태권도는 많은 스포츠 약체국과 그 선수들에게 올림픽 메달을 딸 수 있다는 희망도 주고 있다. 이는 올림픽 종목으로서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과거처럼 종주국인 한국이 메달을 독식할 수 없게 된 것은 결코 아쉬운 일이 아니라 정말 잘된 일인 것이다. 이로써 태권도의 세계화가 완벽하게 이루어졌음이 입증되었기 때문이다.

이제 태권도는 한국의 태권도가 아니다. 한국은 그 종주국일 뿐이다. 태권도는 이미 세계의 태권도가 된 것이다. 세계태권도연맹의 가입국이 210개라는 점이 보여주듯, 태권도는 전 세계의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세계인의 스포츠인 것이다. 그러기에 한때 폐지가 거론되기도 했던 태권도는 매 올림픽 대회마다 치러지는 25개의 핵심 종목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우리는 올림픽에서 메달 몇 개 더 따는 것에서보다는 올림픽 정식 종목이 된 가장 세계화한 무술의 종주국이라는 점에서 더 큰 긍지를 느껴야 한다.

세계에는 많은 무술(武術, martial arts)이 있다. 한국의 태권도, 러시아의 삼보, 중국의 우슈, 일본의 가라테, 태국의 무에타이, 브라질의 카포에이라와 주짓수 등등. 이 가운데 태권도만이 세계화했고 올림픽 종목으로 채택되었다. 태권도는 한국 문화가 세계화한 첫 번째 경우로서 최초의 한류이기도 하다. 그렇게 될 수 있었던 것은 우리 태권도 지도자들이 1960년대부터 전 세계로 나아가 태권도의 불모지에서 그 보급을 위해 꾸준히 노력을 해왔기 때문이다.

그런 노력과 함께 태권도 자체의 특성 또한 그 세계화에 크게 기여했다. 태권도는 무술로서도 강력하고 멋지고 훌륭하지만 무술에 앞서 공경, 겸손, 예의, 규율이라는 유교적 덕목을 가르친다. 태권도는 또 남을 공격하기 위한 폭력의 수단으로가 아니라 자기를 방어하기 위한 호신술로 가르친다. 태권도는 힘과 멋을 겸비한 무술이지만 단순한 무술(武術)이 아니라 예절을 갖춘 무도(武道) 또는 무예(武藝)인 것이다. 태권도를 배우는 이는 무술과 예의를 겸비한 사람으로 거듭난다. 그래서 태권도는 부모들이 나서서 자녀들에게 권하는 무술이 되었다.
이제 우리 태권도계는 올림픽에서 우리 선수가 메달을 더 따기 위해서보다는, 세계태권도연맹 및 전 세계 태권도인들과 협력하여 올림픽 태권도 종목의 메달 수를 늘리고 경기를 박진감 넘치는 포맷으로 개선하기 위해서 더 노력해야 한다. 그 어떤 스포츠보다 세계화가 이루어졌고, 어느 한 나라가 독식할 수 없게 실력이 평준화했고, 스포츠 약소국과 그 선수에게도 올림픽 메달의 희망을 줄 수 있기에, 그 일은 명분이 아주 크다. 따라서 당당하게 올림픽위원회를 설득해서 분야와 메달 수를 늘리고 경기를 더 재미있게 만들어야 한다.

겨루기 종목 가운데 레슬링(핵심 종목에서 제외) 18개, 유도 15개, 복싱 13개, 펜싱 12개의 분야로 나뉜다. 그러나 태권도는 겨우 8개 분야일 뿐이다. 국제태권도연맹에서 채택한 16개 분야로 나누거나 유도처럼 15개 분야로 나누거나 아니면 품세 분야를 포함시키거나 하는 등으로 분야를 늘리는 여러 방안들을 연구해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리하여 태권도가 더 큰 사랑을 받고 더 많은 희망을 주는 전 세계인의 무도가 되기를 바란다.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기사 의견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