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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성 칼럼] 한국과 호주, 동병상련의 전략적 동반자

[이효성 칼럼] 한국과 호주, 동병상련의 전략적 동반자

기사승인 2021. 12. 27.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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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주필
이효성 본지 자문위원장_전 방송통신위원장2
이효성 아시아투데이 주필
호주는 한반도 크기의 35배에 달하는 오세아니아라는 대륙 전체와 그 부속 도서를 영토로 하고 있는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큰 나라다. 그러나 인구는 2600만명 정도이며 대부분의 인구는 동쪽 해안의 대도시들에 분포한다. 대륙의 중앙은 대체로 사막으로 불모지다. 구매력 평가 기준에 의한 호주의 1인당 GDP는 2021년 현재 5만5000 달러의 선진국이다. 철강, 석탄, 희토류 등을 포함한 자연 자원이 풍부하고 소, 양 등의 목축업이 발달한 나라다.

영연방의 일원이며 자유민주주의 국가인 호주는 지정학적으로 남태평양의 군사적 요충지다. 그런데 미국과 중공의 대립이 커지면서 그 군사적 중요성 더 커지고 있다. 그래서 미국은 호주를 인도, 일본과 함께 중공을 견제하려는 쿼드(Quad) 협력체에 참여시켰고, 태평양에서 중공의 군사적 위협에 대적하기 위해 영국 및 호주와 함께 오커스(AUKUS) 동맹을 맺어 호주에 핵잠수함 8척을 허용하기로 했다. 호주는 태평양 전쟁 때는 일본의 위협을 받았고 지금은 중국의 위협을 받고 있으나 바로 그런 이유로 미국의 큰 구애를 받는 지정학적 요충지다.

한때 호주와 중공은 매우 친밀했다. 그러나 호주가 코로나19의 발생지로 중국을 지목하고 그 원인 규명을 위한 국제 조사를 찬성하면서 양국 관계는 급속히 냉각되었다. 중공이 호주에 대해 모욕적인 언사로 비난을 하고 석탄, 포도주, 바닷가재 등의 수입을 전면 금지한 경제 보복으로 맞섰기 때문이었다. 그에 따라 호주는 자주포와 장갑차를 대량으로 구입했거나 할 예정이고 핵잠수함으로 무장을 준비하는 등 국방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국방의 강화라는 점에서 한국과 호주는 동병상련과 상호의존의 관계에 있다. 본래 한국과 호주는 모두 중공에 대한 경제 의존도가 높다. 한국은 수출의 25% 정도를, 호주는 수출의 거의 40% 정도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그래서 한동안은 중공과의 관계도 좋았다. 그러나 중공이 경제력이 커지면서 주변국들에 전랑외교를 일삼고 제국주의적 행태를 드러내자 주변국들은 모두 중공을 경계하며 재정이 허락하는 한 국방력을 강화하고 있다. 한국과 호주는 특히 더 그럴 수밖에 없게 되었다. 한국과 호주는 모두 중국으로부터 부당한 경제 보복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한국은 중국과 이웃하고 있기에, 호주는 중공과 멀리 떨어져 있으나 급속히 그 관계가 적대적으로 변해가고 있기에, 더욱 그렇다. 한국이나 호주나 모두 중공을 의식해서 국방력을 훨씬 더 강화할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그런데 한국은 방위산업이 최근 급속도로 발전했기에 국방력을 강화해야 하는 호주로서는 한국의 도움이 절실하다. 한국은 방위산업의 지속을 위해 호주 같은 신뢰할 만한 선진 우방의 구매가 필요하다. 그래서 지난 9월 호주의 외무장관과 국방장관이 함께 한국을 방문하였고, 12월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호주 수상의 초청으로 호주를 방문한 것이다.

한국과 호주는 같은 자유민주주의 국가로서 전통적인 우방이다. 양국 사이에 악연이나 나쁜 과거도 전혀 없다. 한국과 호주의 우호 관계는 한국전으로부터 시작되었다. 호주는 육이오 전쟁이 발발하자 1개 대대 병력을 유엔군으로 파견했다. 2차 대전에 연합군으로 참전하여 전투 경험이 많은 호주군은 한국에 도착한 뒤 바로 작전에 참여하여 사리원 전투, 가평 전투 등 여러 전투에서 뛰어난 활약을 보여주었다. 한국은 또 호주와 2014년 발효된 자유무역협정으로 서로 최혜국 대우 관계가 되었고, 현재 호주의 네 번째 교역국이기도 하다.

한국은 방위산업을 포함하여 제조업이 발달했으나 자연 자원이 부족하다. 반대로 호주는 광대한 영토에 자연 자원이 풍부하나 제조업이 미흡하다. 이처럼 상보적 관계에 있는 한국과 호주는 태평양 지역의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지향하기로 했다. 앞으로 자유세계의 안정적 공급망 체계 구축을 위해서도 양국은 긴밀히 협력해야 할 것이다. 사실 양국 사이에는 이미 많은 경제적, 군사적 협력이 있어 왔다. 양국 관계가 더욱 돈독해지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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