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은 보조금이 줄어 비싸졌다고 불만만 토로하고 있다. 사실 더 싸게 구매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데도 이통사가 이를 소비자에게 적극 알리고 있지 않는 점이 문제다. 판매자는 달라진 요금제 등을 소비자에게 알기 쉽게 설명해야 하지만 스스로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거나 판매에만 급급해 이를 못하고 있다.
단통법 이후 전국 유통망에서는 ‘보조금 공시표’를 매장 곳곳에 배치하고 있다. 일주일마다 보조금 수준을 알려야 하는 의무를 따르는 것이다. 판매점별로 15% 더 받을 수 있다는 이 알쏭달쏭한 공시표에는 한 가지 더 숨겨진 사실이 있다.
12%요금할인에 대한 부분이다.
앞서 미래창조과학부는 단통법 시행에 맞춰 중고폰이나 자급제폰 사용자에게도 단말기 보조금에 상응하는 혜택을 주고자 이 제도를 만들었다. 원래 갖고 있던 폰을 계속 쓰는 이용자에게도 기존에 없던 보조금을 주면서 ‘휴대폰을 오래오래’쓰도록 하자는 취지에서였다.
이 제도는 단말기 보조금을 받지 않기 때문에 요금제별로 보조금 규모가 다르다. 단말기 보조금처럼 일주일단위로 달라지지 않고, 공시된 금액을 24개월동안 나눠서 할인받는다.
또 이 제도는 최신폰에도 적용된다. 앞서 미래부는 이 제도를 시행하면서 적용 대상 단말기를 △지원금을 받지 않은 단말기 △서비스를 개통한지 24개월이 지난 중고폰 △국내서 지원금을 받지 않은 해외폰으로 정했다.
즉 지원금을 받지 않은 단말기가 최신폰이 되는 셈이다. 소비자는 대리점에가서 갤럭시노트4를 구매할 때 단말기 보조금이 아닌 12%요금할인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럼 왜 12%요금할인이 최신폰에 더 유리할까?
현재 이통3사가 노트4에 지원하는 보조금은 10만원 수준. 이마저도 7만원 이상 요금제를 써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12%요금할인을 받게 된다면 7만원 요금 기준, 19만4040원(KT기준)을 받게 된다.
물론 출시한지 2년이 지난 노트2를 구매하는 소비자라면 단말기 보조금이 낫다. 통신사와 제조사는 이 노트2(라고 쓰고 재고폰이라 읽는다)를 팔기 위해 40만~50만원까지 보조금을 쓰고 있다.
소비자도 몰랐던 이 제도를 판매자는 잘 알고 있을까?
이통3사 중 이 제도를 소비자에게 알리고 시행하고 있는 사업자는 KT가 유일했다.
KT영업점에서는 이미 12%요금할인 보조금에 대한 공시를 하고 있었다. 소비자가 꽤 알기 쉽도록, 단말기 보조금과 12%요금할인을 비교해서 선택할 수 있도록 구분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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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영업점은 상황이 달랐다. 단말기 보조금만 공시돼 있어서 “12%요금할인 보조금은 없냐”고 묻자 “15%아니에요?”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다시 “단말기 보조금 대신 12%요금할인으로 받는 보조금을 받고 싶은데요”라고 하자, “그런건 처음 듣는 얘기다”라고 답했다.
LG유플러스의 경우 SK텔레콤과 마찬가지로 ‘단말기 보조금’만 공시하고 있었으나, 직영점은 이 제도를 시행하고 있었다. 다만 “소비자가 먼저 묻지 않는 이상은 잘 알려주지 않죠. 우리도 팔긴 해야하는데 이걸 설명하려면 한 시간은 넘게 걸리고, 판다고 해도 마진이 없어요”라며 나름의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다.
하지만 대리점의 경우 “12%요금할인으로 받을 수 있긴 한데 단말기 보조금으로 받는게 훨씬 나아요”라며 제도를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이통사마다, 또 영업점마다 12%요금할인 제도 적용이 다를까?
유통구조 때문이다. 12%요금할인은 이동통신사로부터 100% 보조금이 나온다. 요금제에 따른 가입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통사 입장에서는 12%요금할인보다 단말기 보조금을 받는 소비자가 반가울 수 밖에 없다.
유통점에서도 마찬가지다. 대리점은 보통 두가지 방법으로 수익을 얻는데, 하나는 관리 수수료와 다른 하나는 판매 건당 수수료다.
관리 수수료 같은 경우 고객이 대리점에 가서 2년 약정을 하면, 이 고객의 통신료 중 6~7%를 이통사가 대리점에게 준다. 4만원 요금제를 쓰는 고객 한 명을 유치할 경우 약 2500~2800원 정도를 버는 셈이다. 판매 수수료는 판매 건당 받는 수수료다. 고객을 많이 유치할 수록 많이 받을 수 있다.
대리점들은 12%요금할인으로 판매할 경우 판매 수수료가 아닌 관리 수수료만 받을 수 있다. 그러니 대리점에서도 시간이 오래 걸릴 뿐만 아니라 수수료도 적은 이 제도가 썩 달갑지는 않은 셈이다.
그럼 이 제도를 소비자가 알기 쉽게 단말기 보조금처럼 아예 공시하도록 하면 되지 않을까.
정부는 단통법 시행에 앞서 ‘단말기 보조금’에 대한 공시만 하게 규정했을 뿐, 12%요금할인에 대한 의무 규정 사항은 만들지 않았다. 통신사의 자원으로 나오는 혜택인 만큼 자율적인 부분으로 남겨놓은 셈이다.
하지만 이통사가 계속 이렇게 소극적인 자세를 취한다면, 그동안 ‘잘 몰라서’ 호갱이 됐던 사람들을 고객으로 만들고자 시행된 이 법이 또 하나의 호갱을 만드는 것은 아닐까.
이에 미래부는 단통법 관련 자료집을 만들어 배포할 계획이다. 법을 시행하고보니 너무 많은 경우의 수가 생겨났고, 이를 감시·감독하기에는 인력도 부족하다. 이미 사업자에 자율로 맡긴 이상 유통구조를 강제적으로 바꿀 수도 없다는 입장이다.
소비자는 소비자대로 원성이 높고, 판매점은 판매점대로 원성이 높은 이 애물단지법 때문에 미래부도 방송통신위원회도 속앓이는 마찬가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