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도레이의 100% 자회사인 도레이첨단소재는 지난 3월말 자회사 도레이케미칼 상장 폐지를 위해 주식 공개매수에 나섰지만 87% 확보에 그쳐 상장폐지에 실패했다. 상장규정상 해당 상장법인의 최대주주는 발행주식 총수의 95% 이상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도레이첨단소재는 부족한 8%분을 채우기 위해 7월20일까지의 2차 공개매수에 나선 상황이다.
도레이케미칼 자진 상장폐지의 이유는 효율적인 의사결정 구조를 위해서다. 대주주가 일본인인데 한국에 상장 돼 있다보니 다수의 주주들이 한국인이라 의사소통에 문제가 있을 수 있고 엄격한 한국의 공시문화와 상장을 통한 보이지 않는 비용들도 상폐를 결정하게 된 요인일 수 있다.
이런 도레이케미칼의 자진 상장폐지를 막기 위해 필사적인 이들이 있다. 바로 일부 소액주주들로 구성된 이른바 ‘마지노선 5.1’. 이들은 온라인상에 카페까지 만들어 소액주주들의 힘을 모으고 있다. 5.1%의 지분만 확보하면 상폐를 막을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들이 상폐를 반대하는 표면적 이유 중 하나는 과거 웅진케미칼때부터 축적해온 기술이 그대로 일본으로 유출될 것이란 측면이다. 반대의 취지는 좋다. 하지만 이익을 위해 투자하는 수많은 소액주주들의 속성상 그것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긴 어렵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순수하게 바라봤을 때 대내외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 악전고투하고 있는 도레이케미칼로서는 상장폐지가 성장을 위해 더 나은 선택일 수 있다. 도레이첨단소재가 주장하는 대로 한국에 상장 돼 있는 외국계 회사의 특성상 사업 변화에 대한 의사결정이 더디고 추진력도 약해 급변하는 글로벌 경영환경에 대응하기가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또 통상적인 상식으로 봤을 때 외국계 모기업으로서는 100% 자회사와 그렇지 않은 회사에 대한 투자와 지원에서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이미 동종의 100% 자회사를 갖고 있는 상황에선 더욱 그렇다.
상장폐지 반대에 막혀 계속 상장돼 있는 회사들이 있다. 이들은 결국 상장 폐지를 위해 유동주식을 늘린다거나 하는 방식으로 상장 폐지 수순을 밟게 되지만 그 지연된 시간동안의 행정적·비용적 부담과 부진한 사업 추진력은 계속해서 회사에 손실로 누적될 수 밖에 없다.
국산기업의 기술유출을 막는 소액주주들의 명분상의 의미도 중요하고 개인의 지분 이익이라는 실리적 의미도 중요하지만 도레이케미칼, 나아가 과거 웅진케미칼의 더 나은 미래도 고려됐으면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