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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설의 영향인지 추진하던 유가증권 상장 역시 지연되고 있다. 지난 12일로 예정됐던 거래소의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는 연기됐다. 기업공개(IPO) 추진을 하반기 계속하겠다는 게 SK측 입장이지만 두 마리 토끼를 쫓다 결국 둘 다 더 멀어진 셈이다.
물론 MBK파트너스와의 협상이 좀 더 비밀리에 진행됐다면 실패했더라도 잃는 것 없이 IPO 추진은 조용히 계속 됐을 것이다. ‘SK이노베이션의 재무상황이 대체 어떻길래 알짜 회사의 매각까지 고려하게 됐느냐’ 등의 얘기들이 번지며 결국 협상은 이리저리 상처만 남기고 득 없이 끝이 났다.
정철길 SK이노베이션사장은 비핵심자산을 매각하고 주력사업에 재투자 하는 내용의 체질개선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37년만에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한 이후의 행보라서 재계의 관심은 더 높을 수 밖에 없다.
이런 SK를 지켜보면서 비교되는 건 오너가 돌아온 한화의 행보다. 지난해 2월 김승연 한화 회장에 대한 집행유예가 선언되고 불과 1년여만에 벌어진 드라마틱한 그룹의 변화는 혁신에 가깝다.
그룹 전체를 뒤흔들 만한 초대형 M&A를 이처럼 신속하게, 또 잡음 없이 결정할 수 있는 건 오너 밖에 없다. 위기를 기회로 삼겠다며 대대적인 ‘체질 개선’을 선언한 SK에겐 지금 최 회장의 부재가 어느 때보다 아쉽다.
부재 전 최 회장의 마지막 결단이었던 하이닉스 인수는 지금도 빛난다. 2012년 적자를 내던 회사가 불과 2년만에 연 5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그룹에서 가장 든든한 효자로 자리매김한 상황이니 당연한 평가다.
매각이든 IPO든 루브리컨츠를 이정도의 알짜회사로 키워놓은 것도 따지고보면 최 회장이 직접 나섰기에 가능했다. 최 회장이 일찌감치 중국 공략을 위해 추진하던 ‘차이나인사이드’ 전략도 추가적인 추진력과 응용력이 요구되는 시점이 왔다. 주인 없는 재계 서열 4위 SK가 내실을 기하는 경영만 하기엔 내외부 경영환경 변화가 너무 급격하다.
지난해부터 SK의 M&A 불발과 해외투자 결렬 소식이 유독 많아졌다. 최 회장 부재가 길어지고 있는 가운데 SK가 체질개선에 성공해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는 소위 ‘골든 타임’을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